OVERVIEW:

  • 한국 음반 물류(배급) 시스템의 바람직한 방향 혹은 KRCnet의 역할에 관한 몇개의 제언들

 

* 지난 5월 4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문화개혁 시민연대 주최로 개최된 '대중음악개혁 정책 포럼'의 자료집입니다. '가요순위 프로그램 폐지'라는 1차 포럼에 이어 2차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 음반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음반유통 시스템의 개혁을 주제로 토론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날 토론은 잘 된 편이 아니었습니다. 현재 KRCnet이라는 이름으로 음반물류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데 '업계의 이해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거대 음반제작사(도레미 등)와 거대 음반도매상(신나라)가 불참한 가운데 '기존 도매상과 중소 제작사'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일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개입한다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방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지금처럼(언제나 그랬지만) 국회라는 게 있으나마나한 존재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평소에 음반유통에 대해 문제많다고 여기저기서 떠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좋은 음악 들으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질문은 잠시 거두어 주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고, 각주와 표까지 보고 싶은 분은 hwp파일을 다운로드하시기 바랍니다.

1. 한국에서 음반 배급(물류)의 문제점과 대안  

한국 음악산업의 불균형성, 비전문성, 전근대성이라는 문제점들은 1990년대의 아이돌 스타 시스템을 통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1980년대 말 이후 지구적 환경의 변화에 대한 국내 음악산업의 적응이 단기적으로는 성공적이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자체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내릴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은 1997년 말 이래의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도매상과 소매상의 연쇄부도 사태를 낳으면서 더욱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흥행이 확실한 몇몇 스타급 연예인들의 음반만 시장의 지분을 나누어 가지고 있을 뿐, '비주류', '마이너', '인디' 등으로 불리는 음악인 및 제작자의 도전은 좀처럼 시장의 '틈새'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은 한국에서 '진정한 메이저 음반회사의 부재'라고 생각된다. 한국의 음반회사들은 하드웨어 제조업체와의 연계도 없고, 외국계 기업과의 합작도 없다. 그 결과 중소기업 규모의 사업체로 시장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기묘한 시스템이 성립해 있다. 한국에서 비주류나 마이너가 존립하기 힘든 원인은 역설적으로 주류와 메이저의 세력이 강력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소수의 중소 규모의 음반 기획사(지금은 신흥 음반제작사)가 기득권을 가진 도매상 및 방송사들과 '협조'하여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대안적' 시도의 가능성은 협소할 수밖에 없다.

이런 메이저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폐해의 핵심고리를 '유통(배급)'으로부터 찾는 시각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이는 현재의 배급 시스템하에서는 '단기간의 대량판매와 높은 회전율'을 갖는 음반 이외에는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할 통로가 실질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한다. 이제까지의 관행을 볼 때 신흥 음반사든, 기성 도매상이든 '매스 마케팅' 이외의 전략 이른바 '니치 마케팅(ncihe marketing)'을 수행할 전망은 없어 보인다.

민간 차원에서 메이저가 부재하다면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개혁의 가능성은 '정부 개입'이다. 음반의 경우 1997년 이래 음반시장의 전반적 위축이 '민간'의 힘만으로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자 '시장에 맡긴다'는 이제까지의 입장과는 다른 논의가 출현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 문화산업을 국가산업으로 본다는 취지에서 음반 유통을 국가 공사화, 적어도 준(準)공사화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이는 음반산업의 중흥을 위한 종합계획의 수립을 낳았다.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문화관광부의 지원하에 (주)한국음반네트워크주식회사(Korea Record Center Network: 이하 KRCnet으로 약함)가 만들어진 상태다. '공동물류단지 건설'과 '유통 정보화'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은 물류의 중복으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을 극복하고, 전산망의 확충을 통한 유통의 투명화·현대화를 지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음반 뿐만 아니라 게임, 비디오 등의 각종 소프트웨어 등도 함께 참여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에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KRCnet 프로젝트는 현재 음악산업의 기득권 세력들간의 복잡한 이해관계의 교차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기득권세력이 불참할 경우 사업 자체가 유명무실해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 기득권을 인정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현재 유력한 안은 기득권 세력의 현재의 시장 지분을 인정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주식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의사결정권을 분산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렇지만 이해관계를 정교하게 조정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지 않다.

2. KRCnet 사업에 대한 우려와 제언  

여기서 KRCnet을 포함하여 음반물류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야하는가라는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줄이고자 한다. '무엇을' 하는가는 의외로 명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추진하는가, 즉 사업의 주체와 방법의 문제이고 현재의 난관은 여기에 있다. 먼저 '주체'의 문제의 경우 문제는 현재 KRCnet를 추진하는 세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제작사 대부분이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도매상의 경우도 거대업체인 신나라가 불참한 상태다.  

이는 '왜 하나로 뭉치려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기 전에 공동물류의 경제적 원리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 공동물류의 기본 동기는 음반의 판매 성과와 이해가 직결되는 제작사(혹은 기획사 및 프로덕션)가 수행해야 할 일을 누군가가 대행해 주고 이에 대해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즉, 음반의 흥행을 책임지는 제작사는 자기가 직접 배급을 수행할 때와 공동물류를 위탁할 때의 득실을 따져서 공동물류가 유리하다고 판단될 때 이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즉, 물류는 그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행동이다. 달리 말하면 파이를 갈라먹는 문제 이전에 파이를 키우는 문제고 따라서 공공사업의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말해서 공동물류 사업을 주도하는 주체는 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 영업실적이 직접 좌우되는 제작사(혹은 기획사)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일본의 경우도 NRC net의 최대 주주는 빅터(Victor)사이다). 반면 현재 KRCnet의 주체들은 제작사라기보다는 도매상 중심으로 되어 있다(제작사의 경우도 몇 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을 좌우하는 제작사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그 결과 제 3자의 눈으로 볼 때는 전체적 목표의 달성을 위한 시도로 보이기보다는 도매상 내부의 헤게모니 쟁탈, 제작사와 도매상 사이의 헤게모니 쟁탈로 보이는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KRCnet을 주도하는 세력이 과거 음반유통의 합리화에 소홀했던 장본인이라는 '의심'의 시선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한국의 특수성'이 있으므로 일단 KRCnet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 덜 소모적일 듯하다. 단, KRCnet에게 몇 가지 과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이는 KRCnet이 공공사업이라는 전제 하에 '국민의 감시'라는 차원에서 제기하는 것이므로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바란다.

첫째, 현재의 사업이 음반산업 세력들 사이의 헤게모니 쟁탈이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더구나 정부지원을 받는 사업일 경우 특혜 시비가 존재하는 것은 이제까지 한국에서 여타의 정부지원사업의 선례로 보아 자연스러운 것이다. 방법은 KRCnet에서 결정할 문제지만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되고 오늘의 공청회는 그런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 이는 단지 업계 내부의 조정일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을 듣는 모든 소비자에 대한 공개적 입장 표명을 통한 신뢰성의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  

둘째, KRCnet에 가입하는 도매상들은 장기적으로 해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개인이 평생을 일궈온 사업체를 '해체하라'는 것은 '자유시장과 사유재산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겠지만, KRCnet이라는 조직이 착수되는 경우 기존 도매상이 계속 유지된다면 이는 옥상옥의 구조를 낳을 뿐이다. 현재 도매상의 경영과 관련된 인력들은 KRCnet 내부의 스태프로 적절한 업무를 배치받아 조정되어야 한다. 이 경우도 '감투'와 '한직'이 지나치게 많아질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소매상에 대한 적절한 배려가 필요하다. 현재처럼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영세한 음반 소매점은 날이 갈수록 '젊은층'의 발길로에서 멀어질 우려가 크다. 소매상의 영업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들(예를 들어 체인점·특약점 개설, 전산시스템 구비, 디스플레이 개선 지원)이 입안될 필요가 있다. 과욕이겠지만 음반소매상이 개인의 생업공간이기에 앞서 지역의 문화공간의 하나로 자리잡게 하기 위한 여러 조치도 요구된다. 만약 새로 건립될 음반물류센터가 '또하나의 할인대형매장'으로 끝나버린다면 사업의 효과는 '종로 3가를 광명시로 이전한 것'으로 끝나버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형 제작사들과 대형 도매사들이 KRCnet에 불참할 것이 예상된다면 음반의 일차적 흥행주인 기획사=프로덕션=레이블)들이 제작사를 거치지 않고 음반을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달리 말해 배급의 개혁은 제작의 개혁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는 별도의 주제일 수 있으므로 절을 바꾸어 설명하겠다.

3. 음반제작 시스템의 개선

현재 한국의 음반 제작방식은 '대형 음반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슈퍼스타'를 제외한다면 PD 메이커라는 형식을 취한다. PD 계약이란 기획사와 제작사 사이에 "특정 음악인(보통은 '가수')의 음반을 몇 타이틀('따블') 제작한다"는 조건으로 체결된다. 즉, 기획사가 (컨텐츠의) 제작을, 음반사가 (복제본의) 배급을 책임지는 역할분담에 기초한 것이다.

외국의 학술문헌들을 보더라도 "재정, 홍보, 배급은 집중화된 관리가 효율적인 반면, 기획과 제작은 소규모의 분권적 단위에서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데에는 입장을 불문하고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한국의 음반산업에서 기획과 제작이 소규모의 기획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현실을 문제삼기는 곤란한다. 문제는 이런 역할분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약 체결과 거의 동시에 제작사는 선(先)인세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지불한다. 이른바 선수금/선급금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업계 용어로 '마이낑 땡긴다'라고 표현한다. 그 수준은 몇백만원 수준에서 1억에 이르는 수준까지 다양하다. 음반이 기대한 수준 이상 팔리는 경우 PD 계약은 'win-win 게임'이다. 문제는 기대한 수준 이하로 판매되었을 경우다. 이 경우 원칙대로라면 음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 선수금을 변제해야 한다. 즉, 선수금/선급금의 성격은 음반사가 기획사에 대해 '투자'하는 금액이라기보다는 '대출'하는 금액이고, 따라서 기획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부채'다.

이를 선진국에서 기획사와 배급사 사이의 권리관계와 비교해 보면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 선진국의 경우

제작과정 : 음반사가 기획사에 자금 지원(투자) → 기획사는 작품(work)을 제작 → 음반사는 이를 복제하여 홍보 및 배급

수입의 분배 : 모든 수익은 일차적으로 음반사로 회수 → 계약에 따라서 기획사에게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분배(지급) → 기획사는 자체 계약에 따라 다시 가수, 연주자, 프로듀서 등에게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분배(지급). 모든 수입은 판매 실적에 비례하여 분배된다.

음반 판매가 성공할 경우 제작 주체들 모두가 이익을, 손해일 경우 제작 주체들 모두가 손해를 보는데, 단, 음반 저작권자에게는 일정 수준의 계약금이 선금의 형태로 지급될 수는 있다.

◆ PD 메이커의 경우

제작 과정 : 음반사가 기획사에 '마이낑 땡김'(자금을 대출) → 기획사는 작품(work)을 제작할 뿐만 아니라 홍보까지 담당 → 음반사는 이를 복제하여 배급을 대행

수입의 분배 : 음반사는 기획사에 미리 '선급금'을 지불, 수입은 사전 계약에 따라 기획사와 분배 → 기획사는 가수, 작곡자, 연주자, 프로듀서 등과 '선불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모든 추가 수입은 기획사의 소유임. 따라서 음반사와 기획사의 수입만 판매량에 비례한다.

음반 판매가 성공할 경우 제작 주체 중 음반사와 기획사만 이익, 손해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성공'할 경우 음반의 저작권자는 계약금 이외의 어떠한 추가 이익이 없다. 저작권자인 작곡가는 - 인세가 아니라 - '곡비'를, 저작인접권자인 가수는 '가창료'를 정액으로 지급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D 메이커 시스템은 신인 아티스트와 스타의 발굴이라는 기능의 맹아를 보여주었지만, 음반제작사가 위험부담을 전가하는 장치로 이용되어, 전문화·세분화라는 고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 이는 벤처산업의 전거로 종종 이용되는 '유연 전문화'나 '포스트포드주의'에서 말하는 기능적 역할부담이라기 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전통적 이중구조에 가깝다.  

'투자를 받아' 사업하는 것과 '빚을 갚기 위해' 사업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빚을 갚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경우는 '한탕주의'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경향이 있다. 현재 한국의 음반 홍보방식이 이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이런 제작 시스템이 개혁되지 않는다면 배급과 유통의 현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음반 판매의 불균형성이 자동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배급과 유통의 문제 뿐만 아니라 기획과 제작의 문제가 현재 비주류나 대안을 논하는 사람들의 '막연한 불만'의 핵심이다.

이는 소규모 기획사라고 하더라도 메이저와 각종 하청계약을 체결하여 메이저 음반사로부터 '아웃소싱'되고 있는 선진국의 시스템과는 달리 한국의 기획사=프로덕션=레이블들은 음반사로부터 '변제의무가 있는 자금을 대출받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안정적 파트너쉽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음반 제작방식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물류의 현대화와 정보화를 추진하는 사업이 제작방식의 개선과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논의의 초점을 KRCnet에 맞추어 본다면 두가지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여기에 가입해 있는 제작사들이 음악인들(가수, 작곡가, 연주인)과 공정하고 투명한 계약을 체결하는 전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또한가지는 KRCnet에 소속되지 않은 소규모 기획사=프로덕션=레이블들이 제작사와의 PD 계약 이외의 방식으로 음반을 배급할 대안적 방법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

4. 기타 문제들

1) KRCnet 관련 문제들

- 현실적으로 KRCnet은 여기에 불참한 도매상 및 제작사와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쟁관계는 시장에 긴장관계를 유지하여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거대 단체 사이의 더 큰 규모의 '과당경쟁'을 낳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요망된다.

- 공공사업인 KRCnet에 대한 자격있는 시민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에 의한 지속적 감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에서 이런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국회를 신뢰하기에는 '심하다'는 생각이 많기 때문에 별도의 기구의 설립이 바람직해 보인다.

- 음악비즈니스와 관련된 전문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간략히 말하면 음악을 사랑하면서 경영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 음악 비즈니스에 전업할 수 있는 인력양성 시스템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영국 셰필드 지방의회에서 '고용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뮤직 팩토리(Music Factory)' 프로젝트등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 기타 관련 문제들

- 현대적이고 투명한 제작방식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음반을 홍보할 수단이 지상파 방송 외에 없는 현실의 개선은 이와 반드시 병행해야 할 문제다. 지상파 TV의 <가요순위 프로그램>은 '그것의 폐지 없이는 한국 대중음악의 발전은 꿈도 꿀 수 없다'는 주장이 실재하므로 폐지되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폐지가 힘들다면 차악책으로 편성을 바꿔야 한다. '현실적으로 방송 외에는 홍보할 수단이 없다'는 주장이 있지만 라디오라는 전문음악 매체가 존재하고 있으며, 보다 정공법인 '라이브 공연'이라는 수단도 있다.

- 음반물류의 현대화와 정보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현재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대기업의 참여'나 '외국기업과의 제휴'도 다각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시장진입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 이는 물론 '소비자의 후생의 증대라'는 관점에서 제기하는 것이며 국내 업계의 입장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이른바 '가요 민족주의'는 시장의 보호라는 순기능보다는 낙후된 시스템의 온존과 음악적 질의 저하라는 역기능이 더 크다.  

- 디지털 혹은 온라인 음악시장에 대한 정책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과감하게 말하면 오프라인 음반산업은 머지 않아 '사양산업'이 될 것이다. 이는 '따라서 곧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 비즈니스 종사자라면)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과다경쟁·출혈경쟁과 '한국형 벤처의 고질병'이 되풀이되는 인터넷 음악사업에 대해서는 적절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거대방송사가 설립한 음악사이트는 폐쇄하는 편이 바람직해 보인다(이유는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폐지와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불법 복제 금지'라는 원론적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는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에 대해서도 필요한 법제를 마련하여 수입의 합리적 분배라는 방식의 해결이 필요하다.  

* 웹진 [weiv]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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