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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음악산업의 형성

* 이 글은 문화관광부에서 발행하는 [문화산업백서] 2001년판에 수록될 글입니다. 이 글은 "정보 테크놀로지와 음악산업: 'mp3 상품'의 온라인 시장의 (불)가능성을 중심으로" (이근 외(2001), [지식정보 혁명과 한국의 신산업], 이슈튜데이)에 수록된 글을 백서에 맞게 재가공하고 첨삭을 가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1. 디지털 테크놀로지 = 음반산업의 적?

"인터넷의 장점은 무수히 많다. 판매점이 최대 수천 곳에 불과한 현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더이상 시장을 확대하기가 어렵지만 인터넷에서는 가능하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음악기업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온라인 사업부서인 e랩스(e Labs)의 래리 켄스윌 사장의 말이다. 이 발언에서 주목할 점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메이저 음악기업이 온라인 사업부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온라인 사업부서를 '시장확대'의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는 유니버설 뿐만 아니라 여타 다국적 메이저 음악기업의 경우도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이들이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업은 프레스플레이(www.pressplay.com)와 뮤직넷(www.musicnet.com)이라는 디지털 음악 벤처로 상징된다. 프레스플레이는 방금 언급한 유니버설(Universal Music Group)과 소니(Sony Music Entertainment)라는 굴지의 메이저 음악기업이 설립한 음악 벤처이고, 뮤직넷은 워너 뮤직 그룹(Warner Music Grop), BMG(Bertelsmann Entertainment), EMI(EMI Recorded Music)라는 나머지 메이저 음악기업과 리얼 네트웍스(Real Networks)라는 거대 음악 닷컴기업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들 디지털 음악 벤처들은 현재까지는 시험적으로 사업을 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미래의 방향은 거의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정보통신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인터넷 음악시장 규모는 2001년 현재 650만 달러 수준이지만, 2004년에는 12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4년 사이에 무려 200배 이상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반면 이와는 상이해 보이는 현상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건은 이른바 '냅스터 사건'이다. 위의 메이저 음악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온라인 음악파일 다운로드 업체인 냅스터닷컴(www.napster.com)을 '저작권 침해'라는 이유로 1999년 12월 법원에 고소했고, 마침내 올해 2월 항소심에서 "냅스터에서 저작권법 보호를 받는 음악 파일들이 공유될 수 없게 하라"는 판결이 나오고 2001년 12월 현재 냅스터는 잠정적으로 폐쇄된 상태다.

한국의 경우도 냅스터 사건과 비슷한 소리바다 사건이 있었다. 실제로 2001년 1월 16일 몇몇 음반제작사들을 주축으로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인 소리바다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궐기대회'는 실상 이런 검찰은 6개월 간의 조사 끝에 8월에 소리바다를 최종적으로 기소하였고, 이제 이 문제는 법정에서 시비를 가려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음반산업협회측은 이런 온라인 상의 무단 다운로드를 통한 업계의 매출 손실을 적게는 연간 1천억원부터 많게는 5천억원까지 추산하고 있다.

한국의 음반산업계는 사법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4월에는 한국의 음반업계는 '궐기대회'를 가진 바 있다. 한국음반산업협회와 전국음반소매상연합회 등 음반 관련 8개 단체 관련 인사 및 몇몇 인기가수들까지 참여한 이 궐기대회의 정식 명칭은 '불법음반, 컴퓨터음악 무단복제행위 추방 궐기대회'였다. 유심히 볼 것은 '컴퓨터음악 무단복제행위'라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날 모인 음반업계 관련단체와 가수들은 "정부 당국은 지적 재산인 음반을 불법복제하는 행위를 엄벌하라"고 촉구했고, '결의문'을 통해 "저작권자 및 저작인접권자의 동의 없이 인터넷 상에서 mp 3 등 디지털 음악 파일을 불법으로 유통시키거나 방송하는 사이트를 즉각 폐쇄 조치하고, 네티즌들도 디지털 음악 파일을 불법으로 내려받지(다운로드) 말 것"을요구했다.

이 사건을 유심히 관찰하면 한국의 음반산업에서 문제삼는 '불법음반'은 이제 더 이상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불법복제 테이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구루마' 혹은 '리어카'로 상징되던 불법 복제음반이 유통되는 공간이 현실공간으로부터 사이버스페이스로 이동해갔다는 말이 된다. 즉, 불법복제의 온상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다.   

위의 수치는 한국 음반산업의 연간 시장규모가 4,000억원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다소 과장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한국의 음반산업계는 현재의 음반산업의 침체의 주된 원인으로 소리바다를 비롯한 인터넷 상에서의 유통을 꼽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간단히 설명하면 인터넷의 보급에 따라 과거에 음반을 구매하던 사람들이 mp3를 다운로드받으면서 음반시장 자체가 고사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mp3의 대부분은 '불법복제음반'의 새로운 유형으로 지목받고 있으며, 따라서 저작권법에 의해 '규제해야 할 대상'으로 설정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명확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이 기성의 음반산업의 구조에 심각한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 정도는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음악의 유통, 이른바 디지털 배급(digital distribution)은 음반산업에게 피해만 주는 적(敵)일 뿐인가. 달리 말해 온라인 음악시장은 성립할 수 없는 것인가. 앞서 보았듯 현재의 오프라인 음악산업계는 인터넷 상에서 음악의 유통이 '해적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적질이란 영어의 piracy를 직역한 용어인데 실제 의미로는 저작권 침해행위, 즉, 음원의 법률적 소유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면서 이루어지는 음원의 유통 행위를 말한다.

그렇지만 mp3 등 디지털 음악 파일들은 첨단 디지털 정보통신 테크놀로지의 산물이며 첨단 테크놀로지의 속성 상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는 해결되기 힘든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테크놀로지 관련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상세히 언급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발전을 고려한다면 이제까지 '음반산업'이라고 표현한 것은 앞으로는 '오프라인 음악산업'이라는 말로 다시 표현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사회에서 음반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단지 오프라인에서 음반을 배급·판매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 단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산업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가 미래의 음악산업의 발전에 결정적이라고 말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 글에서는 온라인 음악산업이 성립할 수 있을 것인가. 성립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가. 나아가 한국의 상황에 맞는 형태는 무엇인가를 검토하고자 한다. 이제까지의 논의를 염두에 둔다면 온라인 음악산업의 형성은 '저작권의 보호'라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라는 점을 관건으로 한다. 단, 온라인 음악산업은 이제 막 맹아를 취하고 있을 뿐이므로 구체적 통계를 검토하는 일은 무의미하므로 선진국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이로부터 추론하는 형식을 취할 예정이다. 정보통신 테크놀로지의 효과는 시기별로 지역별로 상이한 양상을 띨 수밖에 없다. 즉, mp3 등이 미국의 음반시장에 미치는 효과와 한국의 음반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동일하지 않다. 여기에는 각 나라(혹은 지역)의 제도, 관행, 절차, 시장의 특징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보기 위해서라도 일단 1980년대 이후 세계 음반산업의 전개에 대해 잠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II. 디지털 시대 세계 음악산업의 재편성

1. 지구적 재집중화와 지방적 분권화  

음악산업은 1980년대 이후 6대 메이저 체제로 재편성되었고 이들 모두는 다국적기업이 되었다. 1998년 폴리그램이 유니버설에 인수되면서 현재는 5대 메이저 체제로 재편성된 상태다. 업계 순위별로 언급하면 유니버설 뮤직(Universal Music), 워너 뮤직 그룹(Warner Music Group),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Sony Music Entertainment), EMI 레코디드 뮤직(EMI Recorded Music), BMG 엔터테인먼트(BMG Entertainment)가 그들이다. 20세기의 마지막 20년은 이들을 주체로 하는 '음악산업 시스템의 지구화'가 완성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즉, 재집중화가 '지구적 규모'로 이루어진 것이 1980년대 이후 음악산업의 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다국적 메이저 음반기업들은 전세계적 배급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대중음악의 취향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현재 유통되고 있는 음반들의 70%가 이들 6대 메이저 기업들에 의해 배급되고 있다. 이들의 국적은 순서대로 일본, 영국, 독일, 미국, 캐나다이며 따라서 북아메리카 - 유럽 - 일본을 잇는 '글로벌 센터'를 가지고 있으며, 각 글로벌 센터는 인근 권역(region)들을 자신의 영향권으로 흡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중남미 대륙, 유럽은 아프리카 대륙을 각각 자신의 영향권으로 삼고 있다.

조금 더 부연한다면 1980년대 중반까지 음반 배급 시스템이었던 국제적 라이센스 계약이 현지 자회사의 설립을 통한 직접 배급('직배 시스템')으로 이행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제 3세계'에서 범람하는 해적음반'에 대한 단속이라는 목적과 직결되는 것이다. 이전 시기에도 제 3세계에서는 저작권 개념의 미비로 인해 불법 음반이 만연했지만 별다른 단속은 없었다. 그 이유는 1970년대 중반까지 세계 음반산업은 호황을 구가했고, 제 3세계에서 음반시장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970년대 후반의 경기침체 이후 음반산업은 공세적으로 수입원을 찾아나섰고 그 하나의 원천이 그때까지 음악산업의 변방이었던 나라들에 '현대화된'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1980년대 중반까지 '주요 저작권 위반 국가들'에 속해 있었다. 그렇지만 1988년 년 세계저작권협정(Universal Copyright Convention)에 가입하고 그에 뒤이어 여러 협약에 가입한 결과 저작권 보호의 국제적 기준을 준수하게 되었다. 현재 '제 3세계'에서 불법복제음반의 단속은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세계음악산업계의 견해지만, 1990년대 이후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통합되기 시작한 러시아와 중국의 경우는 여기서 예외다. 이들 나라들에서 불법복제음반의 비율은 적게는 50% 많게는 90%까지 추산되고 있다. 나아가 '해적질'에 대한 음악산업의 단속이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 대상은 유형의 음반, 이른바 음반 복제본(copy)의 제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2. 지적재산권의 확립을 통한 '서비스산업화'

지구화는 단지 음반 복제본의 배급 시스템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음악산업의 지구화 과정은 음악산업의 성격이 '제조업'으로부터 '서비스업으로 이행하는 과정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즉, 1970년대까지의 음악산업의 주요 수입의 경로가 레코딩의 복제본을 판매·배급하는 것이었다면, 이때 이후에는 레코딩된 음원에 대한 저작권으로부터의 수입에 점점 많이 의존하게 되었다. 라디오 방송이나 영화음악 삽입은 물론이고 백화점, 레스토랑, 호텔 등에서 상업적 용도로 음반에 수록된 음원을 재생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실연료(實演料: performance royalty)라는 이름의 저작권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이는 저작권 단체를 경유하여 음악기업의 '출판 부서'로 수입이 분배되고 있다.  

즉, 새로운 레코딩을 유형의 고정물(디스크나 테이프)로 복제하여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보다는 '오래된' 레코딩의 사용을 면허(license)하고 이로부터 추가적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음악산업의 더 중요한 전략이 된 것이다. 이는 한번 '걸작 앨범(album masterpiece)'을 제작하면 이로부터 저작권 수입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을 낳게 된다. 기존의 레코딩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수입을 획득하는 것이 최근의 현상은 아니다. 그렇지만 현대의 음악저작권·출판 산업은 새롭게 제작하는 음반의 흥행이 극도로 불확실해짐에 따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창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수준에 그쳤던 이전 시기에 비해서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는 적극적 양상을 띠고 있으며, 세계 전역에 걸쳐 '저작권 침해 행위(piracy)'에 대한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단적인 예는 한국의 라디오 방송에서 외국의 대중음악(주로 영미권의 '팝 음악')을 재생하거나 영화음악의 사운드트랙으로 삽입하는 행위가 1988년 이후에는 더 이상 무상이 아니게 되었다. 앞으로는 레코딩된 음악을 공적으로 재생(혹은 실연(performance))하는 보다 많은 행위들이 다국적 메이저 음악기업의 수입이 될 전망이다. 필자가 이 글에서 음반산업(record industry)이라는 용어를 가급적 피하고 음악산업(music industry) 혹은 레코딩(recording industry)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와 깊게 관련된다. 달리 말해 이제는 레코드라는 유형의 실체를 판매·배급하는 실천보다 무형의 레코딩된 음원을 제공하는 실천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3. 여타 미디어 산업과의 통합의 가속화

음악산업은 20세기 초 탄생할 때부터 하드웨어 산업이나 여타 미디어 산업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었고, 그 이후에도 수직적, 수평적 통합을 통해 발전했다. 예를 들어 소니 뮤직과 (구)폴리그램의 경우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하드웨어 업체의 자회사이며(소니 뮤직은 일본의 전기전자 하드웨어 업체인 소니의 자회사이며, (구) 폴리그램 역시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필립스(Phillips)의 자회사다. 이런 경우는 수직적 통합의 예에 속한다. 반면 BMG처럼 서적출판산업으로 출발하거나 워너 뮤직처럼 영화산업으로 출발하여 음악산업에 진출한 경우는 수평적 통합의 예에 속한다.

이런 미디어 시너지(media synergy)를 노린 인수·합병은 1990년대에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현상은 음반산업과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과의 통합이다. 그 선두주자는 워너 브라더스인데, 워너는 1980년대에 잡지출판산업인 타임(Time)과 통합한데 이어 1990년대 후반에는 인터넷 업체인 AOL(American Onlinne)과 통합하였다. 이로써 AOL-Time-Warner은 잡지출판, 영화, 음반, 케이블 TV를 거느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는 거대 미디어 복합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다른 메이저 음악기업의 경우 워너 뮤직 그룹에 비해 뒤늦은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의 방향은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지 '몸집불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텔레커뮤니케이션 사업은 향후 음악산업이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하는 중요한 미디어로 부상할 것이고, 이는 마치 1930-40년대 라디오가 그랬던 것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 이런 과정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III. 디지털-인터넷 테크놀로지와 음악의 소비

1. 인터넷 관련 음악 테크놀로지들(1):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이제까지 논한 것을 정리한다면 1980년대 이후 다국적 음악산업의 전략은 '무형화된 레코딩된 음원에 대한 법적 권리를 보유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입을 창출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전략은 20세기까지는 아날로그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디지털-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제 인터넷의 온라인 공간은 새로운 전장(戰場)이 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해 디지털-인터넷 관련 테크놀로지의 변화가 레코딩된 음악의 '생산'은 물론 '소비'에도 근본적 변화를 미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최근 들어 문제로 부상하는 것은 다름 아니라 음악의 소비영역에서의 혁명이다. 디지털-인터넷 관련 테크놀로지는 음악의 생산은 물론 음악의 소비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음악을 듣는 경험과 음악의 본성에 대한 관념도 흔들어 놓고 있다. 디지털 온라인 음악산업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이런 테크놀로지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1) 스트리밍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저장하고 재생하는 실천은 크게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스트리밍(streaming)이란 문자 그대로 온라인 상에서 정보를 '흘리는' 것이다. 음악의 경우 대표적으로 리얼 오디오(real audio)나 윈도우 미디어 오디오(WMA) 등의 파일 포맷을 통하여 스트리밍하는 경우가 현재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다. 이때 '리얼'이라는 수식어는 '진짜'라는 뜻이 아니라 '실시간(real time)'이라는 뜻이 강하다. 웹 상에서 흘러 다니는 정보에 접근하기 원하는 사람은 이를 실시간으로만 접할 수 있을 뿐이다. 스트리밍을 전제하는 디지털 파일은 CD 등 전통적 포맷의 음반을 판매하는 웹 사이트의 게시판에 샘플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도 전체를 다 게시하는 일은 없으며, 앨범의 경우 다섯 정도의 트랙을 선별하며 한 트랙 당 약 30초 길이의 '샘플'을 제공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순수하게 기술적 관점에서만 보자면 스트리밍은 뒤에 살펴볼 다운로드보다 발전된 방식이다. 즉, 부분적으로만 전송해도 특정 파일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트리밍되는 파일의 경우 사용자가 '저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스트리밍되는 정보를 포획(capture)하여 저장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지만 이는 스트리밍의 본래 의도와는 무관한 것이다. 따라서 스트리밍되는 음악 정보를 듣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온라인으로 접속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정보 전송 속도가 '초고속화'되면서 이 점은 점차 문제가 되고 있지 않지만 문제는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 시간'이 편하게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과 접속한 상태에서 리얼 오디오를 '틀어놓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고 더군다나 여러 개의 파일을 동시에 스트리밍하는 일도 번거롭다.

2) 다운로드

음악 파일의 다운로드는 보통의 파일의 다운로드와 다르지 않다. 특정 사이트나 게시판에 파일을 게시하면 그곳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간단하게 다운로드받아서 자신의 퍼스널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다. 문제는 음향 정보를 담은 파일이 문서 파일 등에 비해 용량이 매우 커서 업로드와 다운로드하기에는 힘들다는 점이었다. 한 예를 들어 3분 길이의 대중가요(혹은 팝송)는 26메가 바이트 정도의 wav(웨이브) 파일로 기록된다. 따라서 가급적 음의 손실 없이 wav 파일을 압축시키는 방법이 디지털 전송의 관건이었다. 대표적인 방법은 mp3이다. mp3는 본래 동영상의 압축기술인 mpeg layer 3에서 음향 부분만을 따로 분리한 형식으로 발전되었다. mp3의 압축 원리는 인간의 귀의 가청 주파수대를 고려하여 '인간의 귀로 감지할 수 없는' 음향 정보를 삭제하는 것이다. 그 결과 통상 웨이브 파일을 1/11로 압축하여 128 kbps로 전송한다(물론 압축률은 이밖에도 몇 가지로 설정할 수 있다).

mp3를 재생하는 방법은 일반 컴퓨터 관련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윈앰프(winamp)나 소닉(sonique) 같이 mp3 재생 프로그램은 셰어웨어로(즉,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mp3를 재생하면 사운드카드의 출력 단자를 통해 PC에 부착된 스피커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mp3의 다운로드는 스트리밍과는 달리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운로드된 파일은 개인이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997년 경까지 mp3 등의 다운로드가 음악산업에 미치는 위협은 잠재적이었다. 무엇보다도 mp3는 디지털 파일 그 자체이고 유형의 실체가 없기 때문에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는 상태에서만 재생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mp3가 '휴대용(portable)' 소프트웨어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정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PC 이외에 mp3를 재생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등장이고, 다른 하나는 P2P라는 다운로드 방식의 변화다.  

2. 디지털 음악 하드웨어: mp3 플레이어, CD 레코더, mp3 디스크맨

1) mp3 플레이어  

1990년대 이후 음악재생 미디어로 디지털 컴팩트 디스크(CD-DA: compact disc digital audio)가 일반화되면서 기존의 아날로그 레코더(녹음기)를 넘어서는 디지털 레코더들이 개발되었다. 대표적인 것은 필립스가 개발한 디지털 방식의 테이프를 이용한 DCC(Digital Compact Cassette)와 DAT(Digital Audio Tape), 그리고 CD를 이용한 CDR(CD recorder)를 들 수 있다. 소니(Sony)에서 자체 개발한 플로피 디스크 모양의 MD(mini disc)도 여기 포함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 기기들은 저작권 문제와 충돌하면서 매우 비싼 가격으로 출시되어서,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또한 기기들은 디지털 하드웨어인 것은 분명하지만 테이프나 디스크 형태의 유형의 소프트웨어를 전제로 하는 하드웨어들이었다. 즉, 이 기기들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는 관련되지만 정보통신-인터넷 테크놀로지와 직접 관련되는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하드웨어는 mp3의 재생(및 전송)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연구·개발되었다.

디지털 파일을 이용한 최초의 mp3 재생기는 1998년 다이아먼드 멀티미디어사에서 개발하여 시판한 리오(Rio)라는 이름의 mp3 플레이어를 시판했다. 담배갑 크기 정도의 이 기기는 휴대용일 뿐만 아니라 음원을 PC 로부터 전송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었다. 즉, 이제까지 단지 컴퓨터상의 파일로만 인식되었던 음원이 이제는 컴퓨터의 환경이나 인터넷 접속 환경과 무관하게 소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RIAA는 리오 mp3 플레이어를 저작권 침해 행위로 연방법원에 고소했지만 판결은 "디지털 음악 레코딩은 아니다"라고 나와서 하드웨어 업체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지만 이후 하드웨어 업체와 음악산업계는 '암호화 체계'의 도입을 논의하게 되었는데, 이른바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라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는 mp3 등 디지털 음악 파일에 관해 하드웨어 산업, 정보통신 산업, 음악산업 사이의 합의를 통해 기술적 표준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취지를 갖는 것이었다.

2) CD 라이터

여기서 말하는 CD 라이터(CD writer)는 문자 그대로 CD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기록하는 하드웨어로서 CD 레코더(CD recorder) 혹은 CD 버너(CD burner)라고도 부른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필립스에서 개발하여 시판한 '음악용 CD 레코더'와 구별하기 위해 CD 라이터라고 부리기로 하자. CD-라이터와 음악용 CD 레코더의 관계는 컴퓨터에 부착된 CD-rom과 음악용 CD 플레이어와의 관계와 비슷하다. 즉, 여기에서 말하는 CD 라이터는 컴퓨터에 부착된 장치로서, 컴퓨터에 저장된 모든 파일을 '기록(recording)'할 수 있다.

따라서 CD 라이터는 음악용 CD를 동일한 형태로 복제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CD rom으로 음악용 CD를 재생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듯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음악용 CD를 CD 라이터로 복제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보통은 컴퓨터용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백업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물론 CD 라이터로 음악용 CD를 만들거나 mp3 파일을 기록한 CD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기존의 가정용 혹은 휴대용 CD 플레이어로 재생하면 되지만 이는 저작권 관련 문제를 차치한다면 '전통적 방식의 음악 소비'의 틀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반면 mp3 등 디지털 음악 파일을 저장한 CD를 만드는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앞서 언급한 파일 압축의 원리를 상기한다면 650 메가바이트 크기의 CD 한 장에는 3-4분 정도 길이의 팝송이나 대중가요가 100곡 이상 수록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비틀스나 조용필의 정규 앨범 전체가 CD 1장에 모두 수록될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mp3 CD-rom'이 컴퓨터가 온라인 상태가 아니면 재생할 수 없다는 점이다.

3) mp3 디스크맨

'디스크맨(discman)'이란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말한다. 소니(Sony)가 자사가 개발한 제품에 디스크맨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지금은 워크맨(walkman)과 더불어 '보통명사'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mp3 디스크맨'이 무엇인지는 쉽게 추측할 수 있다. 기성의 디스크맨과 비교하면 음악용 CD 뿐만 아니라 mp3 파일로 저장된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고, 앞서 말했던 mp3 플레이어와 비교하면 CD라는 유형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점이 다르다.

1999년에 첫 선을 보인 mp3 디스크맨은 최근에는 가정용 오디오에도 mp3 파일을 인식하고 재생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DVD 플레이어에서도 mp3를 수록한 CD를 재생할 수 있다. 2001년 말 현재 mp3 디스크맨은 대량생산 단계에 접어들었고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문제는 mp3 디스크맨으로는 개인이 사적으로 '구운' CD 외에는 마땅히 들을 게 없다는 점이다. mp3 CD를 상용으로 개발한 제품이 몇 개 시판되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따라서 mp3 디스크맨을 제조하는 하드웨어 업체에서는 '컨텐츠의 소프트웨어의 부재가 하드웨어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3. P2P 전송과 '해적질'의 문제: 의 경우

이상의 논의를 검토해 보면 무언가 거대한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불을 지핀 것은 이른바 P2P(peer to peer) 방식의 전송이다. P2P란 문자 그대로 특정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한 컴퓨터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전송방식이다. 즉, 이제까지의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는 온라인 인터넷 사이트에 음원을 게시하는 것과 달리 사용자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들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송의 주체'가 불명확해지면서 음악의 배급의 '주체'에 관한 새로운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냅스터 등 P2P 전송을 통한 음악의 디지털 배급은 음악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이라기보다는 '해적질'을 위한 것이라는 인상이 더욱 강하다. 실제로 1999년 12월 7일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냅스터 닷컴(Napster.com)이라는 회사가 음악 저작권을 침해한다면서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냅스터란 사용자들이 서로의 PC에 보관된 mp3 음악 파일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의 하나다. 2001년 2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제9 순회 연방 항소법원은 냅스터를 다운로드받은 사용자들은 저작권법을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냅스터 역시 그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하면서, "냅스터에서 저작권법 보호를 받는 음악 파일들이 공유될 수 없게 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냅스터는 현재 폐쇄된 상태다. 이 판결은 인터넷을 이용한 파일공유 서버를 통해 저작권을 가진 음악 파일을 공유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판례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렇지만 판결을 보는 시각은 RIAA에 무조건 우호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스탠포드대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는 "RIAA는 결국 패배자다. 그들은 고객을 적으로 만들어 불만을 샀으며 고객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의 존 패럴스(Jon Pareles) 역시 "냅스터가 시작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음반 판매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사들은 냅스터 이용자들이 이윤을 갉아먹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2P 방식으로 음악 파일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냅스터가 폐쇄된 이후에도 인터넷 음악 사용자들은 다른 대안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물론 냅스터처럼 편리하게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방식이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이런 대안들은 보다 은밀하고 '언더그라운드'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 이런 논의를 전제하고 온라인 음악산업에 대해 진단할 차례다. 중요한 것은 이상의 실천들이 '불법이냐 준법이냐'의 문제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불법'으로 규정받고 있는 실천들 중에는 적법한 절차를 갖추면 비즈니스로 성립할 가능성이 큰 것들도 많다는 뜻이다. 따라서 mp3 등의 디지털 배급이 "아티스트의 창조성을 질식시켜서 산업을 위축시키는가"라는 음악산업계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즉, 'mp3라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산물은 음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고 단지 불법 행위만을 양산한다'는 시각을 버리고 현재의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걸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IV. 온라인 음악산업의 평가와 전망

1. 온라인 음악산업의 유형  

1) 온라인 음반 배급

'온라인 음악산업'이라는 개념에 대해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은 일단 '인터넷을 매개로 진행되는 모든 상거래들'로 범위를 넓혀서 조사해 본 뒤 마지막에 가서 재정의하기로 하자. 실제로 현재 온라인 음악산업이라는 실체는 불명확한데, 그것은 기본적으로 이 '새로운' 산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따라서 그것이 본격적 시장이나 산업으로 정착한다면 현 시점에서 예상하는 것과는 매우 상이한 형태를 취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음악산업의 몇 가지 예를 들어 볼 수는 있다.

하나는 현재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배급되는 음반 상품을 온라인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판매하는 경우다. 첫 번째 떠올릴 수 있는 유형은 '온라인 CD 숍(혹은 CD 몰)'이 그것이다. 이는 유형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전자상거래', '홈쇼핑'이라는 보다 일반적 범주에 속할 것이다. 온라인 CD 숍의 경우 오프라인과의 연계가 필수적이지만 인터넷의 속성으로 인해 오프라인 판매와는 상이한 성격이 존재한다.

첫째로 오프라인에서의 음반 배급과는 달리 물류비용, 디스플레이 비용, 재고비용이 거의 들지 않거나 무시할만한 수준이지만 포장비용과 발송비용이 존재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디스플레이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소매상의 경우 디스플레이를 위해 이미 일정한 양의 음반들을 구입해야 하지만, 온라인 소매상의 경우는 음반과 관련된 정보만 인터넷 상에 올려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소비자는 '주문자'의 성격이 강하게 되며, 소비자의 취향 등을 보다 과학적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온라인 CD 숍의 경우 스트리밍 형태로 음원 샘플을 제공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음악산업계에서도 30초 이내의 음원 샘플의 제공은 무상으로 하는 것이 관행이 되어 있는 상태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의 컨텐츠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게 되어 탐색비용이 줄어든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렇게 본다면 스트리밍은 기성의 음악산업과 그리 불편하지 않게 조화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온라인 CD숍은 국내외에 상당수가 존재하고 있으며, 미국 등 선진국의 온라인 CD 숍은 아마존이나 CDnow같은 대형 온라인 숍부터 특정 취향에 전문화하는 소규모 숍에 이르기까지 이미 세분화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런 시장 세분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할 수 있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음반 배급의 판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온 것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핫트랙스(hottracks.co.kr), 창고(www.changgo.com), 포노그래프(www.phonograph.co.kr) 등이 온라인 CD 숍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의 매출액은 이미 전체 시장의 10%에 육박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한편 절충적 방식으로 CD 자판기나 테이프 자판기로 '주문형 음반'을 판매하는 전략도 시도된 일이 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사업 모델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 '신상품'들이 실제로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물품'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전통적 방식으로 판매하려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미래의 사업 모델로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2) 인터넷 라디오

인터넷 라디오의 원리는 앞서 말했던 스트리밍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인터넷 라디오 역시 실시간으로만 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스트리밍처럼 개별 파일의 형태로 게시되어 청취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이트의 담당자가 스트리밍을 '계속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소비자가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고객중시형(customized)이라는 점에서 지상파 라디오와 다르다. 즉, 자신의 취향대로 음악을 선택하여 들을 수 있으며 지상파에서 잘 나오지 않는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라디오는 현재로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음질이나 전송 속도의 불안정으로 인해 소비자로서는 음악을 '완전하게 감상'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인터넷 라디오 역시 CD 숍에 게시된 '오디오 샘플'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라디오의 경우도 일반적 라디오처럼 '청각적 벽지(sonic wallpaper)'의 성격이 강해서 습관적으로 접속하여 이미 형성된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는 일이 지배적이다. 스트리밍은 전통적 포맷의 음반을 구매하기 전에 '시험삼아' 들어보는 테스트용 역할이 강하다는 점은 이 경우에도 타당하다. 스트리밍을 이용한 인터넷 라디오 역시 기성의 음반산업의 '오프라인'에서의 배급 시스템과 그다지 모순되지 않게 통합될 수 있다.

인터넷 라디오의 유형도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스피너(http:.//www.spinner.com), 아이스버그(www.theiceberg.com), 소닉넷(radio.sonicnet.com)처럼 닷컴 거대기업이 운영하는 채널들이다. 스피너의 경우 150개의 채널과 420,000곡을 확보하고 있고, 소닉넷의 경우 70개의 채널과 56명의 DJ를 보유하고 있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 방송국에서 웹 채널을 운용하는 경우다. 영국의 BBC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마지막 경우는 일반 인터넷 유저들이 샤우트캐스트(Shoutcast.com)나 라이브 365(Live365.com)을 통해 MP3 파일을 방송하는 경우다. 이는 "필요한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있으면 누구라도 웹캐스터가 될 수 있다는 1998년에 통과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 조례에 힘입은 바 크다.

인터넷 라디오의 존재는 웹상에서 쉽게 식별할 수 있으므로 음악산업과 저작권 단체에 대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달리 말해 인터넷 라디오 역시 지상파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음악산업의 저작권료 수입의 하나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 결과 몇몇 인터넷 라디오의 경우 '해적방송'으로 지목되어 현재 폐쇄상태인 경우도 있다(예를 들어 '얼터너티브' 음악을 전문적으로 방송하는 스팽크라디오(spankradio.com). 이 경우는 P2P 전송업체와 마찬가지로 '시범 케이스'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3) 디지털 배급

좁은 의미의 디지털 배급이란 기성의 음반 포맷을 취급하지 않으면서 mp3 등 디지털 파일 형태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배급하는 것이다. 냅스터나 소리바다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디지털 배급은 음악산업의 입장에서는 유토피아이자 디스토피아다. 유토피아인 이유는 온라인 음반 배급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류비용과 재고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고, 디스토피아인 이유는 인터넷의 속성 상 해적질을 도저히 근절할 수 없다는 점이다. 냅스터에 대해 음악산업계가 상상 이상으로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은 이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메이저 음악기업들이 mp3의 다운로드 등 디지털 배급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허가없는' 배급을 반대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2001년 한해 동안 메이저 음악기업들은 불법 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암호화된 포맷을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자신들이 스스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를 만들어 디지털 배급 사업의 개척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앞서 언급한 뮤직넷(www.musicnet.com)과 프레스플레이(www.pressplay.com)다. 모두 메이저 음악기업들의 모회사나 닷컴 음악기업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EMI의 경우 양 경쟁업체에 동시에 라이선스를 제공한 상태다.

이 경우에는 '독점' 여부에 대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6월 미국 법무부는 뮤직넷이 소규모 온라인 음악 서비스업체들에게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고 '선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반독점법>에 근거해 조사를 벌인 일이 있다. 이는 메이저 음악기업들이 풀 오디오 (Full Audio), 힛하이브 (HitHive), 스트림웨이브스 (Streamwaves) 등 군소 온라인 음악 사이트들에게도 라이선스를 허락하면서 일단락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MI의 경우 9월부터 시범적으로 100여개 음악 앨범을 온라인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유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했고, 유니버설도 비슷한 시기에 60곡의 음악을 10여개 관련 사이트에 띄우고 곡당 1.99달러에 시범 판매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메이저 음악기업의 바램대로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서만 디지털 배급을 수행하려는 전략은 완벽하게 추진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암호화된 포맷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만들 것인가라는 기술적 문제 외에도 '군소' 온라인 음악 사이트들이 이미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문제가 놓여 있다.

4) 온라인 음악 사이트

온라인 음악 사이트는 온라인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목표로 편의를 제공하는를 주는 서비스의 개발이다. 예를 들어 mp3 닷컴(mp3.com)의 경우 CD locker라는 서비스의 경우 가입자가 자신이 소유한 CD의 파일을 mp3로 변환시킨 뒤 온라인 상에 저장하는 서비스다. 이럴 경우 CD나 테이프같은 소프트웨어는 물론 워크맨이나 디스크맨같은 하드웨어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다. PC가 있고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자기가 저장해놓은 파일들을 불러내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입자의 수를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렇게 '컬럼버스의 달걀'같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온라인 업체의 장래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물론 온라인 음악 사이트의 문제점은 다름 아니라 '수익 모델'이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들이 메이저 음악기업이 소유한 음원들을 라이선스받는 일은 가능하게 되었지만, 하지만 여기에는 적잖은 비용이 든다. 5대 메이저 음악기업들은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를 내세워 온라인 음악업체인 MP3닷컴(www.mp3.com), 뮤직뱅크(www.musicbank.com) 등과 각각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저작권 사용계약을 체결했거나 협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하나의 문제는 디지털 음악파일을 유료로 다운로드받게 하는 비즈니스가 인터넷의 속성 상 그리 시장성이 없다는 점이다. '더 많은 무상 서비스 제공 -> 더 많은 고객의 유치 -> 더 많은 광고수입'이라는 미디어 산업의 일반적 '묘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IV. 결론

이상에서 현재 미국 등 '문화선진국'에서 디지털-온라인 음악산업의 형성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로부터 몇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디지털-인터넷에 기반한 새로운 음악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그에 합당한 배급 시스템을 고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기존의 오프라인 배급 시스템을 보완하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현재의 변화를 적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이다. 즉, 인터넷 공간을 CD 등 기성의 음반포맷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한 '홍보의 공간' 정도로만 인식한다면 향후의 발전을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인터넷 테크놀로지를 통한 온라인에서의 디지털 음악 배급이 증가하더라도 음악의 '소비'가 오직 온라인상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앞서 하드웨어를 설명하면서 지적했듯 '온라인에서의 전송(배급)과 오프라인에서의 소비'는 앞으로 당분간 변하지 않을 패턴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음악의 소비가 이루어질 제반 여건(재생 및 레코딩 하드웨어)의 구축이 향후의 관건으로 보인다.

셋째, '해적질' 혹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보 공유'를 이상으로 상정하는 인터넷 유저들은 현재 음악산업의 태도를 '오프라인에서 적절한 개념을 온라인에 적용하고 있다'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인터넷 상에서의 '불법 다운로드'가 음악산업에 현실적 타격을 미칠 수는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범법자', '해적'으로 취급하는 음악산업의 입장은 다소 완화되고 수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테크놀로지의 변화, 음악 소비의 형태, 저작권의 적절한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관련 산업들 사이의 경제적 이해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나아가 이는 단지 업계들 사이의 경제적 합의 뿐만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합의도 요구한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들만의 이해를 내세우지 않은 사회적 합의의 도출을 위한 시도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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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riaa.org/ 미국 레코딩산업협회 사이트
http://riaa.org/pdf/public_newsletter_final.pdf  [RIAA Market Data] vol. no.1.
http://www.riak.or.kr  한국음반산업협회 사이트

* 문화관광부에서 발행하는 [문화산업백서 2001]에 수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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