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ICONS:

유투 (U2) / 미드나잇오일 (Midnight Oil)

영화 <풀 몬티>의 한 장면. “세상에서 따분한 거 골라 봐?”, “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의 더블 앨범”. 1980년대 록 음악이 별볼일 없다는 사실의 단면이다. 따 져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따져본 다음’의 일이다. 그러면서도 이 시대는 대중음악의 역사에 도입된 초유의 것들이 유난히 많다. 컴팩트 디스크, 뮤직비디오(및 MTV)… 그리 고 무엇보다도 대규모 자선공연, 이른바 메가 이벤트(mega-event )가 그렇다. ‘19세기식’ 박애주의를 내걸고, 행사에 참여한 사 람들에게 정치 의식도 길러주고, 돈도 걷어가는 행사말이다. U2와 미드나잇 오일은 메가 이벤트의 단골 손님이자 ‘정치적’ 가사 와 팝 차트의 성공을 동시에 거둔 존재, 달리 말하면 ‘양심적 록 ’(conscience rock)의 대명사다. 물론 “세상의 음악 팬은 ‘음 악을 조금 듣고 U2를 좋아하는 사람’과 ‘음악을 많이 듣고 U2를 싫어하는 사람’으로 나뉜다”라는 어떤 평론가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는 있겠지만.

1985년 웸블리 구장에서 개최된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 객석으로 내려가 소녀를 끌어안는 보노(Bono: U2의 보컬)의 모습을 기억하 는가. 아일랜드 촌뜨기였던 이들은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록, 셀프 에이드(Self Aid: 실업자를 위한 자선공연), 국제사면위원회 창 설 25주년 기념 공연, 선시티(Sun City: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양 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자선공연) 등 굵직한 메가 이벤트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다행히도 U2는 메가 이벤트에 참여한 여느 ‘배 부른 록 스타’들처럼 위선적이라는 말은 듣지 않았다. 신실하고 경건한 소년 같은 이들에게 록 음악은 ‘올바른’ 정치적 메시지 를 전달하는 종교와 같은 것이었고, <언포게터블 파이어>(The Un forgettable Fire)(1984)와 <조슈아 트리>(The Joshua Tree)(198 7)는 이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복음서였다. 폴리그램 제(製) 음반 , 정치적 메시지, 딜레이(delay) 페달의 ‘홍보’가 세계 방방곡 곡에 동시 배달됐다.

나도 한번 흉내를 내본다면 음악 팬은 ‘미드나잇 오일을 모르고 환경운동에 무관심한 사람’과 ‘환경운동에 관심있고 미드나잇 오일도 아는 사람’으로 나뉠 것이다. 뉴욕 맨해튼의 엑슨(Exoo n) 본사 앞에서 알래스카 기름유출에 대한 항의로 기습 공연을 감 행했던 일은 유명한 에피소드다. 이들의 국제적 히트곡인 "beds are burning"(1987)과 "blue sky mine"(1990)은 각각 오스트레일 리아 원주민(아니 선주민(Aborigine))과 빈곤한 노동자를 다룬 곡 들이다. 이 곡들 외에도 동명의 앨범들에 수록된 곡들 대부분이 ‘메시지 송’이다. 이들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티베트 등 민감한 지역에 대한 자선공연에 적극 참여해왔다. 나아가 고래보 호운동(Save The Whales), 우라늄광산 채굴 반대, 군비확대 반대 운동에도 참여하여 적극적 발언(예를 들어 “스텔스 전폭기는 필 요없다”)과 행동을 아끼지 않았다. 리더이자 보컬인 피터 개릿은 ‘핵군비 철폐 당’ 후보로 선거에도 출마하여 ‘하마터면’ 상 원의원이 될 뻔도 했다.

그런데 록 ‘음악’이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한 적이 있냐고? 긁적 긁적… 하지만 록 ‘음악인’이 하면 되지 뭐. 어쨌든 U2와 미드 나잇 오일의 정력적 참여가 없었다면 1990년대 부활된 (주로 미국 의) ‘얼터너티브 록’ 뮤지션들의 정치참여는 ‘전범’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선거참여운동인 록 더 보트(Rock The Vote), 페미 니즘 운동인 록 포 초이스(Rock For Choice) 같은 (미국의) 국내 문제뿐만 아니라, 티베트 독립 지원이나 코소보 난민 자선에이 르는 국제 문제까지도. 하지만 이런 거 혹시 또다른 ‘세계의 경 찰’ 아닌가? 그래서 1980년대부터 ‘대안적’인 존재들은 전반적 으로 탈정치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모호하게 정치와 거리를 두거나 (예: 미국의 R.E.M.), 철저하게 탈정치적이거나(예: 영국의 스미 스(The Smiths). 주류에서 좋은 일을 다하는데 굳이 뭐… 그래서 U2는 요즘 ‘댄스’로 ‘테크노’로 헤매나보다.

연보

197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4인조로 결성 80년 CBS(현 Sony) 산하 아일랜드레이블에서 데뷔 앨범 <Boy>발 표.

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 전쟁을 반대하는 취지로 백기를 꽂고 공 연을 가짐

83년 앨범 <War>에서 폴랜드 자유노조 문제를 다룬 “New Year’s Day”, 북아일랜드 분쟁을 다룬 “Sunday Bloody Sunday” 등을 수록.

87년 앨범 <The Joshua Tree>발표. “With Or Without You”, “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가 빌보드 싱글 정상 차지

87∼88년 1년 동안 110회의 대형 경기장 콘서트를 개최하여 “Ro ck’s Hottest Ticket”이라는 칭호를 받음. 그래미상 수상

88년 앨범 "rattle and hum" <Rattle And Hum>및 동명의 다큐멘터리영화 제작

91∼94년 앨범 <Achtung Baby>(1991),<Zooropa>(1993)에서 데카 당스하고 ‘포스트모던’한 이미지로 변신하고 "zoo tv"<Zoo TV>라는 ‘멀 티미디어 공연’을 가짐

98년 앨범 <Pop>. 테크노 음악을 전폭 수용하여 ‘난잡한’ 사운드 수록

Midnight Oil

1976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5인조로 결성 78년 자신들이 설립한 파우더웍스(Powderworks) 레이블에서 데뷔 앨범 "midnight oil" <Midnight Oil>발표

82년 앨범 . 미국의 제국주의 및 CIA의 활동을 비판한 “US Forces” 수록

84년 피터 개릿, 핵군축당 후보로 오스트레일리아 상원의원에 출 마하여 근소한 차이로 낙선

85년 오스트레일리아 선주민 그룹인 와룸피 밴드(Warumpi)와 연합 순회공연 <Black Fella, White Fella> 개최

87년 앨범 <Diesel And Dust>와 “Beds Are Burning”으로 국제적 성공 획득

97년 20년 활동을 결산하는 베스트 앨범 "20,000 watt rsl"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