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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에 대한 뒷북치기  

  mp3라는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 음반산업계가 초긴장 상태에 있다. EMI와 폴리그램이라는 굴지의 음반사가 워너 뮤직과 유니버설에게 각각 인수된 사건도 'mp3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괴소문이다. 거대기업이 사업을 정리하는 이유가 그리 단순할 리는 없다. 어쨌든 mp3는 음악 듣기의 혁명이 분명하다. '디지틀 혁명'은 음악 분야에도, 또한 음악의 생산 뿐만 아니라 '소비'의 영역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그런데 mp3란 무엇인가? 동영상 이미지를 압축하는 방식인 MPEG(moving picture expert group)에서 음향 부분만을 떼어낸 것이 mp3다. 3 이란 숫자는 방식이 'layer 3'이기 때문에 붙었다. 이런 얘기는 들을 때나 '어, 그렇군'하다가도 곧 까먹을 이야기니까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가면 된다. 우리같은 컴맹, 넷맹들은 mp3가 컴퓨터의 파일의 종류 중의 하나고, 마침표(요즘 유행하는 말로 '닷') 뒤에 mp3라는 글자(이른바 확장자)가 붙어있으면 '아, 음악 파일이구나'라고 넘겨짚으면 된다. 불행히도 윈도우 98 이후 확장자를 숨기는 게 보통이지만.  

  그럼 왜 이렇게 난리냐고? 방금 나왔던 용어 중 '압축'이라는 말에 유의하자. 우리가 흔히 듣는 오디오 CD(CD-DA: compact disc digital audio)에 비해서 mp3 파일은 음향 정보를 1/11 수준으로 압축한다. 그래서 3-4분짜리 대중가요는 CD 한 장에 150곡 이상 들어갈 수 있다. 압축하면 음질이 떨어지지 않냐고? 고가의 오디오로 정밀하게 비교하면 떨어지긴 한다. 그것도 귀가 발달한 사람 이야기고, 일반인들은 '큰 차이가 없네'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테이프와 비교하면 오히려 mp3가 나으니까.

  그런데 어디서 음악이 나오냐고 물을 분도 계실 것같다. 아직까지 홈 오디오 시스템에 부착된 기기는 대중화되지 않았다. 윈도우가 돌아가는 펜티엄급 이상의 개인용 컴퓨터(PC)가 있고 사운드카드가 내장되어 있고 소형 스피커가 부착되어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도 필요한데 가장 보편화된 프로그램은 외국산으로는 윈앰프(http://www.winamp.com), 국산으로는 거원 제트 오디오(http://www.cowon.com)이 고전적이다. 1-2년 전 컴퓨터를 구입했으면 하나 정도는 구비되어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 없다. 소형 스피커에서 앵앵거리는 소리가 성에 안차면 전파사에 가서 커넥터(보통 '짹'이라고 부른다)를 구입해서 홈 오디오와 연결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조금 골치 아프지만 고등학생 수준이면 도사처럼 하니까 맡기면 된다.  

  그런데 방송에서 상품으로 소개하는 'mp3 플레이어'라고 부르는 건 뭔가? 애들이 듣는 워크맨(휴대용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이나 디스크맨(휴대용 CD 플레이어)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테이프나 CD 없이 조그만 칩이 있는데, 하드 디스크에서 칩으로 파일을 옮겨서 듣는 다. 불행히도 아직까지는 대여섯곡 이상 저장하기가 힘들다. 매일매일 파일을 옮겨서 듣는 수고를 할 사람이 아니라면 아직은 포기하는 게 낫겠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서 음악을 가져오냐고? '인터넷이나 PC 통신을 돌아다니다가 다운로드받는다'는 게 정도다. 그런데 여기서 복잡한 문제가 있다. 합법 mp3는 무료인 경우도 있고 유료인 경우도 있다(유료면 1,000원 수준이다). 국내의 음악 전문 포털 사이트들인 렛츠뮤직(http://www.letsmusic.com)이나 튜브뮤직(http://www.tube.com) 같은 곳은 합법 유료 사이트다. 물론 '묻지 마, 다쳐' 식의 불법 사이트도 있다. 외국 음악의 경우 널리 알려진 사이트에서는 신곡 몇 곡을 무료 mp3로 게시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다. 필자가 기획실장으로 있는 웹진[weiv](http://www.weiv.co.kr)도 합법 무료 mp3를 아는 한도 내에서 소개하고 있다.

  외국 음악의 경우 아무 검색 엔진이나 들어가서 warez를 검색하면 꽤 많은 사이트들이 나오는데 이곳들에 mp3가 꽤 많다. 한 예로 http://www.yahoo.com에서 Business and Economy > Companies > Music > CDs, Records, and Tapes 순으로 들어가면 주루룩 나온다(Yahoo로부터 뭐 받은 건 아닙니다. 사이트를 다 적으려니 지면이 모자라서). 여긴 대체로 합법인데, 불법도 꽤 많다. 불법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는 냅스터(http://www.napster.com)나 큐트믹스(http://www.cutemx.com)같은 곳도 있다. 이것들은 상대방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것을 서로 읽어오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사적 거래'이므로 불법은 아니라는 주장이 강력하다.  

  mp3를 둘러싼 음악산업계와 소비자단체 사이의 국제적 설전을 알 필요는 없을 지 모르겠다. 음악을 많이 듣고 싶은 '순수한' 욕망과 불법 mp3이라도 들어야겠다는 '불순한' 의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일은 길보드 앞에서 테이프를 살까 말까하고 망설이는 일과 똑같은 문제같다. mp3를 포함하여 불법 음반들은 음악인들의 창작 활동을 방해한다는 오래된 주장이 있다. 그렇지만 조 PD처럼 mp3을 게시하여 음반도 많이 팔아서 스타가 된 경우도 있다. 음악인들도 'mp3로만 듣고 말아버릴' 음악 이상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모든 건 사용하기 나름이다.

* <스타일>에 게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