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VIEW:
- 서태지 컴백에 대한 예상
서태지가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1992년 "난 알아요"로 담긴 1집 앨범으로 데뷔하여 1996년 "컴백 홈"이 실린 4집으로 활동을 마감할 때까지 '힙합'과 '테크노'와 '메탈'이라는 생소한 음악을 익숙하게 만들었던 1990년대의 슈퍼스타가 돌아온다. PC 통신이나 인터넷의 관련 게시판은 서태지 이야기로 '도배'가 되어 있다. 물론 서태지가 올린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측'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것을 '극비리'에 진행했던 그답게 모든 것은 베일에 가려 있다.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실제보다 예측이 더 재미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예측. 서태지는 뮤지션이니까 음악 얘기부터 먼저 하는 게 예의일 듯하다. 이번에 서태지가 공수해 올 음악은 '하드코어'라고 한다. 하드코어란 록 음악의 장르 중에서 가장 '쎈' 스타일이고 때로는 보컬에 랩이 들어가기도 하는 음악이다. 닥터코어 911과 크로우라는 국내의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멤버들이 한달 전 쯤 '서태지가 불러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서태지는 미국에 있으면서도 국내 음악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던 모양이다. 장난스러운 말이지만 8월 17일 음반을 발매하는 닥터코어 911의 음반도 쏠쏠히 팔릴 듯하다.
그런데 서태지가 돌아와서 여전히 인기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1998년 발표했던 [Take 1]에 대해 큰 반응이 없었던 점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때는 방송출연이나 라이브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아직 그의 열혈 팬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그의 컴백이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현재 전성기를 구가하는 H.O.T나 이정현이 서태지의 팬이었음을 누누히 말하고 다녔으므로 대중음악의 주 소비층인 10대들도 서태지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할 것 같지는 않다.
서태지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이다. 과거의 열혈 팬들도 이제 주류 대중가요의 팬으로서는 나이먹은 축에 속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서태지의 컴백은 10대 위주의 대중음악 시장을 다시 한번 개혁하는 사건이 될까. 이 점 역시 예측하기 힘들다. 한국인들은 20대 중반이 되면 음반을 사지 않는다. 서태지의 컴백으로 인해 이들이 다시 음반시장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서태지의 음반만' 구매하고 돌아설 지도 모른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서태지는 역시 대단하다. 아직 모습도 보이지 않으면서 이런 흥미있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다니. 단지 개인의 활동 재개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른바 '가요판')이 어떻게 바뀔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다니.
* <스타일>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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