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롤러코스터, [일상다반사]   

롤러코스터의 음악은 롤러코스터같다. 도시의 '일상다반사'에 치여 살다가 어쩌다 찾아간 놀이공원에서 자기 몸이 하늘로 붕붕 뜨는 기분을 맛보는 기분 말이다. 특히나 타이틀곡 "힘을 내요 미스터김"을 듣고 있을 때의 느낌이다. 곡의 테마나 메시지가 그리 강렬한 건 아니고, 디스코라곤 해도 나이트에서 망가질 때 듣는 리듬은 아니다. 오히려 조용히 공감하게 되는 곡이다. 구닥다리 아날로그 신디사이저가 나오는 간주 부분도 재미있고, "하고 싶었던 일 뭔가요 / 아직도 늦지 않았어 / 당신이 바라는 대로 하세요 / 멋있게 행복하게 사는거죠"라는 후렴 부분은 듣다가 무심코 따라부르게 될 정도로 흥겹다(가사를 써놓고 보니 별 재미 없는데, 들을 때는 재미 만점이다).

진짜 롤러코스터가 5분 동안의 운행을 위해 치밀한 설계와 일상적 점검이 필요하듯 이들의 음악도 탄탄한 연주와 편곡이 뒷받침되어 있다. 세 멤버인 지누(베이스), 이상순(男, 기타), 조원선(女, 보컬)은 모두 '세션 맨(혹은 우먼)'이니 이건 당연하다. 특히 두 악사들은 유명 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해서 어떨 때는 발라드들, 다른 때는 록을, 가끔은 댄스를 연주했던 경력이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실력 있다'고 말해줘도 음악 연주하는 일이 '일상다반사'가 되어 버리면 재미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일'은 자기 밴드를 만들어 하고 싶은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었음이 틀림없다.

1집에 이어 이번에도 "힘을 내요 미스터 킴", "가만히 두세요", "Runner" 같은 곡들이 이들의 스타일로 정착했다. 훵크(funk)나 디스코(disco) 리듬을 기초로 브레이크 걸린(끊어질 듯 이어지는) 베이스 라인과 짤깍짤깍 끊어치는 기타가 흥겨운 '판'을 만들어 주고, 조원선은 비음 섞인 목소리로 짧게 툭툭 던지면서 노래한다(엉뚱한 이야기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나미(羅美)와 장필순의 목소리를 더한 다음 둘로 나눈 것 같다). 다른 한편 "떠나 가네"같이 파워와 에너지를 가득 싫은 록 사운드도 있고, 보컬의 노래보다는 악기 연주에 집중하게 만들 때도 있다. 특히 훵키한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Crunch"와 라틴 리듬 위에 보컬(노래가 아니라 '스캣') 하모니가 어우러지는 "Breezy" 등 두 연주곡이 그렇다. .  

노는 것도 시들해질 때면 느린 템포와 나른한 분위기를 가진 마지막 두 트랙을 들으면서 기분을 정리할 수 있다. "어느 하루"는 좌우 스피커에서 기타와 보컬이 대화를 나누듯 나오면서 오래 전에 헤어진 연인을 그리는 곡이고, "일상다반사"는 칼질하는 소리, 개짖는 소리, 시계바늘 소리 등 일상의 소리들이 효과음으로 삽입되어 잔잔한 마무리를 짓고 있다. 친구들과 롤러코스터를 타고 신나게 놀다가 집에 돌아와 적당히 어질러진 방안에서 듣기 좋을 곡들이다. 물론 '강아지를 키우고 세련된 코디를 한 젊은 여자'의 삶이 자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썩 와닿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이런 여자 보게 되면 기죽는다구요? 힘을 내요 미스터 킴!   

 

* <주간조선>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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