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Paul Simon, [You're the One]   

"영광이 분출하는 어딘가에서, 소리는 노래가 되지 / 이야기 하나 해야겠네. 그게 내가 속한 곳이지". 폴 사이먼의 앨범 [You're the One]은 이런 성찰과 의지로 시작된다. '폴 사이먼? 사이먼& 가펑클의 그 사람 맞나? 아직 살아 있었나'라고 물어보면 실례다. 하긴 환갑이 다 되어가는 사람이 40년 가까이 음악 비즈니스계에서 '현역'으로 활동한다는 게 한국에 사는 우리로서는 감이 안오는 잡히는 이야기이기는 하다.

이번 앨범은 1986년 이후의 '세계 음악 여행'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온 감정을 담은 듯하다. 한국에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남아프리카(1986년의 [Graceland])로, 브라질(1991년의 [The Rhythm of the Saints])로, 푸에르토 리코(1997년의 [Capemen])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의 '이국 취향'이 이번 음반에서는 조금은 친숙한 그리고 비교적 단순한 사운드로 바뀌었다. 위 세 앨범들에서 '남용'했던 퍼커션의 사용은 다소 줄어들고 그 대신 '미국적'인 드럼 사운드와 두 대의 기타의 듀엣을 사운드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물론 클라리넷, 프렌치 혼, 대나무 플루트(bamboo flute) 등의 관악기와 더불어  하프(7번 트랙), 덜시머(10번), 첼레스테(2번, 6번 트랙) 등 이채로운 악기를 사용하는 '욕심'은 여전하지만.

타이틀곡 "You're the One"은 [Graceland]처럼 퍼커션의 조밀한 리듬과 아기자기한 기타 사운드 위에서 물 흐르는 듯한 노래가 나온다. 바로 앞의 트랙 "Old"도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기타 연주나 멜로디는 솔로 초기 시절의 곡들("Kodachrome"이나 "Me and Julio down by the Schoolyard")에서의 익살맞은 멜로디가 묻어 있다. 뒷부분에 있는 스틸 기타와 도브로 기타가 이끄는 "Pigs, Sheep and Wolves"와 밴조가 이끌어가는 "Hurricane Eyes"는 미국의 오래된 음악적 전통에 대한 그의 탐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줌과 동시에 이런 케케묶은 음악이 '팝'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곡들은 그의 집요한 음악적 여정을 아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곡들이다. 그렇지 않다면 첫 트랙 "That's where I belong"이나 마지막 트랙 "Quiet"의 차분한 서정에 젖어도 괜찮다.  

폴 사이먼을 논하면서 가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방금 언급한 두 곡의 성찰적인 가사와 함께 남녀간의 사랑을 희비극적으로 묘사한 장문의 "Darling Lorraine",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The Teacher", 기지와 해학이 넘치는 "Pigs, Sheep and Wolves", 그리고 진짜 시에 가까운 "Hurricane Eyes" 등은 '대중가요 가사가 이런 경지까지도 갈 수 있구나'라는 감탄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솜사탕 팝이든, 분노의 하드코어든 '틴에이지 팝'이 아니면 맥을 못 추는 미국의 팝 음악계에서도 이번 음반에 대한 반응이 [Graceland]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니 한국에서는 오죽 하려구. 그래서 이 음반을 집어 들기가 망설여지면 몇 달 전 나온 [Paul Simon Greatest Hits: Shining Like a National Guitar]라도 먼저 들어보길 권한다. 맨날 옛 추억에 잠기면서 [Simon & Garfunkel Greatest Hits]나 듣지 말고.

 

 * <뉴스피플>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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