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3호선 버터플라이 [Self-titled Obssession], 강아지/대영 AV, 2000
  • 마이너리그 올스타의 단한번 아름다운, 천만번 새로운 꿈  

대중음악계가 '댄스 음악'으로 평정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류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되었던 음악 장르는 '록 음악'이었다. 그렇지만 몇 년이 지나도 록 음악이 유력한 대안으로 등장하지는 않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대중' 음악 이상도 이하도 아닌 록 음악이 한국에서는 특별히 존중받는 음악이 된 사실은 때론 비극적이고 때론 희극적이다. 어쨌든 주주클럽과 Y2K처럼 '가요'에 가까운 '히트곡'을 만들고 비주얼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밴드의 음악을 '진정한 록 음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3호선 버터플라이라는 밴드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마이너 리그 올스타' 정도 되는 밴드다. H2O와 삐삐밴드를 거친 박현준(10여년 전 TV 드라마 [고개숙인 남자]에 출연한 사실이 일반인에게는 더 익숙할 것이다), 99라는 이름의 인디 밴드를 이끌던 성기완(신문과 잡지의 문화면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음악평론가'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인디 밴드 허클베리 핀 출신의 남상아(영화 팬이라면 '흥행에 실패한' 영화 [질주]에 출연한 사실을 알지 모르겠다)와 김상우가 멤버들의 면면이다. '여러 밴드를 거치면서 오랜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의 결합'이라고 부르기에는 박현준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소수지만 충성스러운 팬들'을 거느린 것만은 틀림없다.  

음반은 '소수의 팬'이 아닌 보통의 대중음악 팬이 듣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아방가르드 노이즈 록'이라고 부르는 스타일, 보다 구체적으로는 1980년대 이후 청년문화의 아이콘인 소닉 유스(Sonic Youth)를 전범으로 삼은 듯한 음악은 문자 그대로 시끄럽다. 굳이 말하면 'uneasy listening' 음악인 셈이다. 그렇지만 이런 '소음'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몽환적 느낌에 젖어들게 된다. 그러니까 그저 시끄러운 것을 목표로 만든 음반이 아니라 소음에서 하나의 '미학'을 찾아서 공들여 만든 음반이라는 뜻이다. 이 점은 이 음반이 군소 음반사(=마이너 레이블)에서 제작된 음반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대중적인 히트곡'이 아니면 영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된 사람을 위한 배려는? 전혀 없지는 않다. 7번 트랙인 "꿈꾸는 나비"와 9번 트랙 "비단 사슴"같은 곡은 가사만 영어라면 멜랑콜리한 팝으로 손색없을 곡이다. 영화 [접속]으로 인해 뒤늦게 한국에서 히트한 그 곡처럼 나긋나긋하면서도 무언가 침울함이 묻어있는 음악이다. 바이올린과 어우러져 "단한번 아름답게 변화하는 꿈 / 천만번 죽어도 새롭게 피어나는 꿈". 그러나 "한번의 꿈만으로 모든 걸 뒤엎을 순 없어"... "그래도 넌 꿈을 꿔"라고 부르는 노래도 그렇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페이저와 리버브와 딜레이를 뒤섞은 듯한 기타 노이즈가 더 '예술'이다. 이야기지만 이 소리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 <뉴스피플>에 게재됨.  

 

앞화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