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Various Artists, [The Story of Cuba](Hemisphere/EMI, 2000)    

반구(半球)라는 뜻을 가진 헤미스피어 레이블은 다국적 메이저 음악기업 EMI에 속한 월드 뮤직 전문 레이블이다. 'hemisphere'라는 단어 속에 EMI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점이 작명에 유리했던 듯하다. 각설하고 이 음반이 발매된 배경은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다름 아니라 1990년대 후반 월드 뮤직 커뮤니티에서 꾸바 음악, 특히 쏜(son)에 대한 이상 열기 때문이다. 이 음반은 수많은 꾸바 음악 모음집 중의 하나다.

 컴필레이션 음반에 대한 평은 각 트랙의 모음(컬렉션)이 얼마나 'definite'한가에 달려 있다. '낯선 음악에 대한 입문으로서의 가치가 충실하다'는 평은 하나마나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비슷비슷한 음반이 시장에 여러 장 깔린 상황에서는 얼마나 'ultimate'한가도 작용한다.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일인데, 헤미스피어 레이블의 전략은 초보자를 위한 친절한 배려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비닐을 벗기지 않더라도 CD 뒷면에 각 트랙마다 음악 스타일(한국어로 '장르')의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류(이른바 'pigeonholing')는 뮤지션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음악산업의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다. 주머니가 빈약한 사람들에게 '이것만 들으면 된다'는 환상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음반은 꾸바 음악의 모든 스타일을 망라하고 있다. 룸바, 차차차, 단손, 라틴 재즈 등 익숙한 스타일들 뿐만 아니라 과히라, 구아구앙꼬, 창구이, 아프로같은 낯선 스타일들도 망라되어 있다. 그것도 '한 트랙 당 한 스타일'이라는 엄격한 원칙을 세웠다. 부클렛에 상세하게 적혀 있는 각 스타일에 대한 해설도 충실해서 '소사전'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각 스타일에 대한 소개와 해설은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2)"를 참고하라).

 그렇지만 이런 '배려'의 문제점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많은 장르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되다 보니 '앨범'으로서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다. 물론 그것이 정규 음반의 추가 구매를 목표로 한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특별히 부각되는 트랙이 없게 편집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런 목표에도 부합되지 않을 듯하다. 컴필레이션 그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곡에서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보인다. NG 라 반다는 띰바(tmba)의 대명사이지만 이 음반에는 꽁가(conga) 스타일의 곡이 선택되었다. 게다가 이 곡은 '오리지널' 꽁가와는 달리 편곡과 프로듀싱이 현대적이다. 로스 반 반의 쏭고(songo)의 경우도 그들이 1970-80년대에 개척한 전형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과히라-랩이라고 소개된 그루뽀 아메나자(Gruppo Amenaza)의 "Guantanamera"의 리듬은 과히라도, 과히라와 힙합의 하이브리드도 아니고 평범한 힙합 리듬이다.  

결론적으로 컴필레이션 방법은 '데피니트'하지만 컴필레이션의 내용물은 '데피니트'하다고 보기 힘든 음반이다. 물론 레이블 측에서 '데피니트하다'고 주장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속아 넘어간다면 그 사람이 바보겠지만.  

* P.S.: 헤미스피어 레이블은 이 음반에 이어 [Cuba Caribe], [Cuba Now]를 발매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최신의 꾸바 팝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음반들을 볼륨 넘버 - Vol. 1, Vol. 2... 식으로 - 를 붙여 시리즈로 만들지 않은 것도 또하나의 배려로 보인다. 음악 애호가들 중에는 시리즈에서 한두개 볼륨이 누락되는 것을 참기 힘들어 하는 성격이상자들이 꽤 많으니 말이다. (20010428)

 수록곡

1. Bueno y Chevere - Rojitas Y Su Orquesta (timba-son)

2. Rico Pilon - Alonson, Pacho y su Kini Kini (pilon)

3. Cante Mi Pueblo - Orq. Maravilla De Flordia (rumba-son)

4. El Hijo de Eleggua - Celina & Reutilio (afro)     

5. Almendra - Irazu Big Band Cuba (danzon)

6. Aquellos Ojos Verdes - Antonio Machin (cha-cha-cha)

7. Mi Ritmo Changui - Reve y Su Charanga (changui)

8. Dame un Poquito Para Oler - Orq. Sensacion De Rolando Valdes (son)

9. Que le Den Candela - Los Van Van (songo)*

10. La Cama de Hierro - El Greco-Top Secret (latin jazz)

11. Mi Amor Fugaz - Adalberto y Su Son (bolero)

12. Todo Mi Amor Es Para Ella - Manolin, El Medico De La Salsa (timba)

13. Guantanamera - Grupo Amenaza (guajira-rap)

14. Rumba Sin Alarde - Los Papines (guaguanco)

15. Conga de los Refranes - Jose Luis Cortes & NG La Banda (conga)*

 

* 관련 사이트

헤미스피어 레이블 공식 홈페이지 http://www.hemisphere-records.com/

 * 관련 글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5) - vol.3/no.8 [20010416]

http://www.weiv.co.kr/view_detail.asp?code=series&num=790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4) - vol.3/no.7 [20010401]

http://www.weiv.co.kr/view_detail.asp?code=series&num=766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3) - vol.3/no.5 [20010301]

http://www.weiv.co.kr/view_detail.asp?code=series&num=737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2) - vol.3/no.4 [20010216]

http://www.weiv.co.kr/view_detail.asp?code=series&num=717

담배 피우면서 꾸바 음악 탐사하기(1) - vol.3/no.3 [20010201]

http://www.weiv.co.kr/view_detail.asp?code=series&num=695  

* 웹진 [weiv]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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