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R.E.M., [Reveal](Warner Brothers, 2001)    

'40줄에 접어든 얼터너티브 밴드' R.E.M.의 신보는 '어떤 우려'를 동반한다. 무엇보다도 전작 [Up](1998)에 대한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기 때문. 그래서인지 이번 음반은 그들의 전성기의 작품 [Automatic for the People](1992)이나 [Out of Time](1991)으로 돌아간다. 무식하게 말하면 '아름다운 팝송'을 찾으려 한다는 뜻이다.

앨범의 중반부에 배치된 두 곡 "Imitation of Life"과 "All I Want"는 'R.E.M. 클래식'에 속할 만하다. [Up]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쟁쟁거리는 기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가벼운 오케스트라와 화성감 풍부한 멜로디 등 R.E.M.의 트레이드마크도 마찬가지다. '팝 칼럼니스트'라면 "이 곡은 어떤 곡을 연상시키고, 저 곡은 다른 곡을 연상시킨다"는 식으로 써서 원고 분량 늘리기 좋을 곡들이다. 물론 이전 곡들과 느낌은 무언가 다른데 그건 다른 트랙들을 들어보면 명확해진다. 한번 더 무식하게 말하면 '어쿠스틱'했던 (약) 10년전에 비해 이번 음반은 '일렉트로닉'하다. 전반부의 여섯 트랙들에는 복잡하고 난해한 전자음향이 여기저기 삽입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무식하게 말하면 첫 트랙 "The Lifting"같은 곡은 마이클 스타이프가 톰 요크와 결성한 사이드 프로젝트에 브라이언 이노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음악 같다. 황당한 가정이지만 R.E.M.이 3년전에 해체되고 마이클 스타이프가 솔로로 독립했다면 이런 음반이 나왔을 것 같기도 하다. 반면 후반부에는 1960년대 후반 비치 보이스(Beach Boys)의 음향 실험(주의: "Surfin' U.S.A." 시절의 이야기는 아님)을 연상시키는 트랙들이 배치되어 있다. 전부 다는 아니고 "Summer Turns Too High"와 "Beachball". 물론 단조의 우울한 "I'll Take the Rain"같이 '이제까지 R.E.M.의 음반에서는 들어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곡'은 이번 앨범에도 예외없이 수록되어 있다.

이상한 것은 '실험적'이라고 할 만한 경우에도 '이건 R.E.M.의 음악'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를 평가하는 게 이 앨범에 대한 평가의 잣대일 듯하다. 아마도 R.E.M.의 음악을 오랫 동안 들어온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Reveal]은 '[Up]에서 낯선 음향을 들려준 다음, 이를 익숙한 멜로디와 결합한 타협의 산물'이라고 투덜거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 주위에는 이런 이야기에 전혀 관심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Everybody Hurts"같은 '아줌마 취향=언니들 취향=방송국 PD 취향'에 맞는 곡도 없어서 '썩 땡기는 게 없다'고 말할 사람들 말이다. (20010507)

 

수록곡

1. The Lifting

2. I've Been High*

3. All the Way to Reno (You're Gonna Be a Star)

4. She Just Wants to Be

5. Disappear

6. Saturn Return

7. Beat a Drum

8. Imitation of Life

9. Summer Turns to High

10. Chorus and the Ring

11. I'll Take the Rain*

12. Beachball

 

관련 사이트

http://www.murmurs.com

 

* 웹진 [weiv]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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