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Cowboy Junkies, [Open], Volcano/BMG, 2001

  

  

섬세하게 빚어낸 공포스러운 아름다움

나름대로 실험을 했는데도 관습적으로 들리는 경우가 있는 반면, 별다른 실험 없이 '하던 대로' 하는데도 평이하지 않게 들리는 경우가 있다. 캐나다 터론토 출신의 인디 록 밴드 카우보이 정키스는 후자에 속한다. 이들의 음악적 자산이라고 해봐야 (북)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백인들의 '루츠'(=전통) 음악인 포크와 컨트리, 그리고 이런 음악들로부터 영향받은 록 음악이 고작이다. 음악 스타일은 관습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들은 인디 록 밴드들 중에서도 가장 '일관된' 경우에 속할 것이다. 영화 [Natural Born Killer]에 삽입된 벨벳 언더그라운드 커버곡 "Sweet Jane"으로 이들을 처음 만난 사람은 이들의 어떤 앨범을 듣더라도 그때의 느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앨범마다 편차는 있다). 이런 일관됨은 '지저분한' 기타, 무성의해 보이는(?) 드러밍, 둥둥대는 베이스 라인 등 인디 록에서 흔히 발견되는 특징을 또하나의 기초로 한다. 마고 티민스(Margo Timmins)의 보컬도 '릴리쓰 페어(Lilith Fair)'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목소리일 것이다. 흔히들 '감각적이지만 과묵한' (백인) 여자의 보컬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은 '상투적'으로 들리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음악적 재능이 비범해서라기보다는 제한된 재능을 가지고 무언가를 정성스럽게 표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표현된 결과는 대체로 어둡고 공포스러우면서도 아름답고 부드러운 사운드다. 그쪽 평론가들이 'haunting beauty'라고 곧잘 표현하는 유형의 아름다움.  

첫 트랙 "I Did It All for You"는 기타 노이즈의 크레센도로 시작되어 드럼 없이 어쿠스틱 기타와 딜레이 걸린 기타의 앙상블이 낯선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마치 여신이 계시하는 듯한 8마디의 멜로디가 반복된다. 캐나다의 대자연으로 MT(?)를 가서 한밤중에 깨어나 하늘을 쳐다볼 때의 느낌이 이럴까. 하모니카의 낑낑거림과 피드백의 소용돌이가 뒤섞여 감싸도는 두 번째 트랙 "Dragging Hooks"는 '실험적'인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인디 록의 팬들에게 가장 어필할 만한 곡이다. 그 뒤로 이렇게 '하드 리스닝(?)'한 트랙은 없다. "Bread and Wine", "Small Swift Birds"는 이들의 이면을 보여주듯 나름대로 '로킹'한 곡이고, "I'm So Open"은 활달한 그루브까지 만들어낸다.

그렇지만 이건 우리의 모습의 하나의 단면일 뿐이라고 말하듯, 앨범에서 최상의 곡들은 이런 상반된 요소를 모두 가진 곡들이다. "Dark Hole Again"은 작곡자가 닐 영(Neil Young)이 아닌가하고 속지를 뒤져보게 만들고, "1000 Year Prayer"는 에릭 사티(Erik Satie)를 들으면서 곡을 만들었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앞의 곡에서는 에너지가 가득하면서도 드문드문 절제를 가하는 기타 연주가, 뒷 곡에서는 피아노의 섬세한 터치가 듣는 이의 심장을 훔쳐갈 듯 전개된다.  

엉뚱한 비유겠지만 스포츠와 비유해 볼 때, 이들은 화려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자기가 맡은 임무를 오랫동안 묵묵히 수행한 베테랑에 가깝다. 스포트라이트는 많이 받지 못해도 '스포츠는 인생이다'는  철학이 확고한 유형 말이다. 본인들이 자신의 음악을 "삶의 위협과 아름다움을 우리가 경험하는 대로 반영한 노래들"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비주류'나 '인디'라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이런 아름다움은 주류의 스타덤에서는 표현되기 힘들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수록곡

1. I Did It All for You
2. Dragging Hooks (River Song Trilogy), Pt. 3
3. Bread and Wine
4. Upon Still Waters
5. Dark Hole Again
6. Thousand Year Prayer
7. I'm So Open
8. Small Swift Birds
9. Beneath the Gate
10. Close My Eyes
 
관련 사이트

카우보이 정키스 웹페이지들
http://www.cowboyjunkies.com/main.html
http://www.inturnernet.com/cowboyjunkies/index.html

* 웹진 [weiv]에 게재됨.

  

Cover Image

 

엉뚱한 비유겠지만 스포츠와 비유해 볼 때, 이들은 화려한 경기력(?)을 자랑하는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자기가 맡은 임무를 오랫동안 묵묵히 수행한 베테랑에 가깝다. 스포트라이트는 많이 받지 못해도 '스포츠는 인생이다'는  철학이 확고한 유형 말이다. 본인들이 자신의 음악을 "삶의 위협과 아름다움을 우리가 경험하는 대로 반영한 노래들"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비주류'나 '인디'라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이런 아름다움은 주류의 스타덤에서는 표현되기 힘들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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