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음악' 안에서 만나는 동양과 서양
파키스탄 출신의 록 밴드 주눈(Junoon)의 정규 5집 앨범이자
아시아권 출신의 록 밴드로서는 (아마도) 역사상 최초로 '국제적 돌파(international
breakthrough)'를 이룬 음반이다. 한 팬은 이 음반을 "Junoon Grows
up"이라고 평했는데 '성장' 이전의 이들의 사운드를 많이 들어보지
못한 사람으로서는 이런 평가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힘들다. 단지 보다
젊었던 시절 이들이 '준(準)상업적인 팝 록'을 연주한 적도 있다는 언급을
고려할 때 이 앨범은 이들의 경력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작품으로
추측된다(U2의 경력에서 [The Unforgettable Fire]가 가지는 의미를
연상하면 될 것이다).
'성숙'은 무엇보다도 기타로 연주되는
'서양적' 록 사운드와 타블라가 이끄는 '동양적' 비트가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발견된다. 시타 소리 같은 애잔한 기타 인트로에 이어 타블라가
리듬을 주도하다가 코러스부터 터져 나오고, 전기 기타는 뒤에 가서야
등장하는 첫 트랙 "Sayonee"가 앨범 전체의 방향을 짐작케
해준다. 이 곡이 다소 '캐치'하고 가볍다고 느끼는 '록 팬'이라면, 비슷한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대곡 지향적인 마지막 트랙 "Saeein"에서
만족할 것이다. 인트로에서의 비장한 기타 인트로, 리듬 기타와 타블라가
만들어내는 그루브, 익숙하고 흥겨운 코러스, 후반부에서의 강력한 기타
솔로 등등.
"Meri Awaz"와 "Khudi"는
출렁거리는 리듬 기타가, "Yaar Bina"는 전기 기타의 묵직한
리프가, "Muk Gaye Nay"와 "Kyun Parishan"은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와 스트러밍이 주도한다. 그렇지만 이런 '관습적 록'의
요소들은 베이스 기타와 타블라가 만들어내는 리듬과 결합되면 신선하게
재탄생한다. 기타 솔로는 여기저기 등장하지만 특별히 자기과시적이지는
않은데, 이는 연주곡 "Heer"에서도 마찬가진데, 톤과 주법을
계속 교체하는 기타 연주가 타블라의 속주(?)와 어우러지면 황홀한 느낌마저
준다.
동양적 요소는 단지 타악기 때문만은 아니다. "Lal
Meri Pat"는 '으어으어'라는 보컬의 창법만으로도 파키스탄제임을
확인시켜 주며, "Wahda Hoo La Shareeka La Hoo"는 한 평자가
'수피 록(sufi-rock)'으로 불렀을 정도로 속도감 속에서도 신비감을
자아내는 곡이다. 가사에 대해 뭐라고 평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 곡의
가사는 코란(Koran)의 시구로부터 인용한 것이며, "Khudi"의
가사도 시인 알라마 이크발(Allama Iqbal)의 작품이라는 정보를 접하면
'가사의 의미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지구적
기준으로 볼 때 주눈의 음악은 그렇게 '얼터너티브'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1980년대의 메인스트림 록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촌스러운'
부분에서조차 이른바 'cheesy'한 느낌은 별로 없다. 이는 이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 유래하는 것 같다. 그건 한마디로 경건함과 신실함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런 태도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을 '메인스트림 성향'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불공정할 것이다.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을 결합하는 음악적 시도들은 무수하지만, 이렇게
진지한 태도로 정성스럽게 융합한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 
20010728
수록곡
1. Sayonee
2. Meri Awaaz
Uno
3. Khudi
4. Yaar Bina
5. Mukh Gae
6. Heer
7. Wahda Hoo La Shareeka La Hoo
8. Kyun Parishan
9. Mahiwal
10. Kisne Suna
11. Lal Meri Pat
12. Dil
Nahin Lag Raha
13. Loshay
14. Saeein Alaap
15. Sae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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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5): 인도 팝(indipop)으로 돌아온 아시안 비트
관련 사이트
Junoon 공식 사이트. mp3와 뮤직 비디오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www.junoon.net
Junoon 사이트
http://www.junoo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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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적 기준으로 볼 때 주눈의 음악은 그렇게
'얼터너티브'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1980년대의 메인스트림 록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촌스러운' 부분에서조차 이른바 'cheesy'한
느낌은 별로 없다. 이는 이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 유래하는 것
같다. 그건 한마디로 경건함과 신실함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런 태도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사람을 '메인스트림 성향'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불공정할 것이다.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을 결합하는
음악적 시도들은 무수하지만, 이렇게 진지한 태도로 정성스럽게 융합한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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