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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철학의 이해

 

쉽게 이해하기 위해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

헤겔 철학을 쉽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먼저 헤겔이 스스로 문제삼은 것이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떠한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하였는지를 알아야 한다.

헤겔 이전에 데까르트부터 문제시되어 온 철학의 주된 관심은 인식론에 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진리를 알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합리론자들은 우리가 선험적으로 얻은 합리적 이성으로 진리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경험론자들은 경험을 통해서 진리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의 흐름은 칸트에 의해서 종합되었는데 칸트는 주관적 인식의 틀과 감각경험이 결합되어서 지식이 된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이상과 같은 맥락 속에서는 항상 당연한 것으로서 전제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진리를 인식하고자 하는 인식 주관(근세의 의식)과 우리 바깥의 사물인 대상이 서로 떨어져서 마주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식 주관과 대상이 서로 떨어져 있을 때 주관이 대상을 정말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헤겔은, 쉽게 말해서, 이 양자(인식 주관<의식>과 사물)를 일치시킴으로써 기존의 철학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해결의 방향 1> 그리고는 이러한 일치와 통합의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철학, 윤리, 종교 등에 대한 철학을 하나로 통합하고자 하였다.<해결의 방향 2>

헤겔이 왜 이러한 방향으로 전체적인 철학구성을 계획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모든 것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바람직할 것이다. 즉 모든 서로 다른 것들이 조화되어 보이고 정리되어 보이며 동시에 그 하나의 원리는 정말로 가치있는 진리가 될 것이다. 즉 그 원리는 절대적인 진리가 될 수도 이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철학자이든 과학자이든 학자들이란 이런 질서정연하고 포괄적인 진리를 찾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켰기 때문에 헤겔 철학이 19세기까지 독일과 유럽의 철학계에 광범위하게 수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왜 절대적 관념론이라 하는가?

그럼 이제 헤겔 철학의 철학적 내용을 들여다 보고 그 특징을 이해해 보자.

헤겔은 처음에 인식 주관과 사물을 일치시키고자 하였다고 말했다. 이 때는 두가지 방향으로 일치가 가능하다. 하나는 모든 것이 사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유물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정신(의식)의 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주장(유심론 혹은 관념론)이다. 헤겔은 모든 것이 정신의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그래서 헤겔의 철학은 관념론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어서 이러한 철학 체계를 확장시켜서 국가와 윤리, 종교 등을 모두 설명하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배우에 절대 정신을 설정하였기 때문에 "절대적 관념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헤겔의 절대적 관념론 안에서는 사고·존재·진리 이 모든 것이 정신과 동일하다.

 

변증법이 도입되는 까닭

그러면 헤겔의 철학에 변증법이 나타나는 이유를 이해해 보자.

헤겔은 모든 것을, 즉 의식과 사물, 개인과 국가, 선과 악, 유니와 종교 등을 통합하여 하나의 원리로 설명해 내래고 하였다. 그런데 그것들은 분명히 서로 다른 것들이다. mrjt들이 서로 통합되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하나가 된다고 주장하려면 서로 다른 것이 어떻게 결합하고 통합되는지를 설명하여야 한다. 그래서 변증법을 도입하게 된다.

헤겔은 변증법을 도입함으로써 다음의 몇 가지를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첫째는 모든 것이 발전한다는 생각(얼마나 희망적인가?), 둘째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적이며(당연?) 그러면서도 생성된다는 생각(생성의 철학… 역시 희망적이다)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증법 도입의 결과로서 헤겔은 전체적인 것이 우월하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정·반·합에 의한 변화와 생성의 규칙이 변증법이다. 이 규칙은 확실히 정신의 활동에 먼저 적용된다. 우리는 어떤 것(예: 라디오)을 생각하면 그것이 아닌 것(예: 손전등)을 생각하고 이 둘을 발전시켜 새로운 것(예: 손전등과 라디오의 결합체)를 생각해 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변증법은 자연에도 적용되는데, 하나의 식물(정)이 병충해의 고통(반)을 이기고 더 훌륭한 품종으로 진화하는 것(합)이 그것의 한 예이다.

이러한 변증법은 기본적으로 '개념의 운동'이다. 모든 변증법의 내용은 정명제, 반명제 및 종합 명제의 구조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 변화의 이면에는 나름의 합리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로고스라고 한다. 이 로고스에 대해서 변증법의 결과는 합리적인 것이 된다. 이러한 헤겔의 사상은 플라톤 이래의 서양철학의 전통인 이성 중심주의 위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편으로 관념적이면서도 현실 긍정적(또는 보수적)이 되는데, 그 까닭은 정·반·합은 이성적이고 이성의 표출로서 이루어지는 생성의 과정이며 그 종합은 그 결과로서 지금 존재하는 것, 즉 현실이기 때문이다. 로고스(이성)와 현실 긍정, 그리고 끊임없는 발전의 3박자가 모여서 기독교 신앙과 결합하고 절대정신=신의 결론을 창출한다.

절대정신을 끄집어 들이는 까닭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즉 헤겔 철학에 의하면 세상 모든 것은 변증법적인 과정에서 이성적인 것으로 존재하는데 세상에는 악도 있고 부조리도 있다. 이것도 합리적인 것인가? 이에 대한 헤겔의 대답은 이러하다. 그것은 전체적인 발전의 과정에서 임시적인 필요에 의해서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 나타나는 것 뿐이다. 전체가 되었을 때, 그래서 이 모든 이성이 완전히 표출되었을 때 이러한 부조리는 해소된다. 그러므로 "참된 것은 전체이다. 그러나 전체는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서 스스로를 완성해 나가는 wkl다. 절대자에관해서는, 이 절대자는 본질적으로 결과이며, 맨 끝에 가서야 비로소 본래 있던 그대로의 것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정신현상학, 머리말) 그리고 변증법의 세 단계는 전체에로 나아가는 길이다.

헤겔은 논리학을 순서이성의 체계, 즉 순수한 사상의 왕국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정신과 세계가 일치하는 경우에 정신의 운동법칙인 변증법(=개념의 운동)은 모든 것을 포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헤겔의 새로운 논리학인 변증법적인 논리학이 생겨난다. 기존의 논리학에 대한 생각들은 주로 논리학이 형식적인 것에만 한정된다고 생각하였다. 헤겔의 논리학은 논리학이 아니라 형이상학이다.

 

헤겔의 법철학

헤겔의 법철학의 내용은 이상과 같은 헤겔 사상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면 일맥 상통하게 따라 나온다. 즉 전체가 참된 것이고 현실적인 것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정신과 일치하는 세게는 완전한 전체를 향해 발전하는 과정에 있고 그 발전의 배후에는 신으로서의 절대정신이 있는 것이다.

헤겔의 국가철학의 논리 전개는 자유의 개념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자유"라고 한다면 그것은 '구속받지 않음'을 의미하는데 헤겔의 자유는 하고자 하는 바(개인의 의지)와 저절로 되는 바(세계=보편적인 것)가 일치하는 것에 있다. 모든 것의 일치를 추구하는 헤겔 사상의 특성은 여기서도 드러난다. 이것은 말하자면 (극단적인 예겠지만) 자신이 꽁꽁 묶여있는 경우에도 자신이 묶여 있고자 원한다면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유가 절대정신과 개인의 의지의 일치라고 할 때, 이 자유에로 나아가는 첫 번째 시도는 법률이다. 법률은 마음대로 하는 것을 제한할 뿐, 자유는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자유를 돕는다.(정1) 그러나 법률은 비인간화되어 있고 꼭 필요하지만 동시에 많은 부작용도 낳는다.(반1) 이러한 법률은 도덕이나 윤리에 의해서 보완되어야 한다.(합1=정2) 하지만 도덕에 의해서 법률이 불안정해지는 위험도 생겨나므로(반2) 다시 인륜성(Sittlichkeit)을 통해서 고양되어야 한다.(합2=정3…) 이 인륜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가족, 시민 사회, 국가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국가가 완전한 유기적인 종합을 이루는데 그것은 국가가 전체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사회체제 속에서 국가는 전체이기 때문에 구가는 절대정신이 현실적으로 구체화된 한 예로서 이상이고 살아있는 인격이다. 이 실체적인 통일체는 절대적이고, 움직여지지 않는 자기 목적(Selbstzweck)이다. 또한 "국가가 있다는 사실은, 세계 안에 존재하는 신의 흔적이기도 하다" …이러헤 헤겔은 국가를 신격화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국가관에 따르면 개인의 자유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무시될 수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헤겔의 국가철학이 서구에서 비판받는다. 또한 헤겔의 국가는 어떤 경우에라도 긍정되지 않으면 안되므로 매우 보수적인 경향을 나타내게 된다.

 

헤겔의 역사 철학

헤겔의 역사 철학도 이상과 같은 헤겔 사상의 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첫째로 존재하고 이쓴 것은 모두 다 옳고, 둘째로 모든 것들은 변증법의 세단계의 법칙에 따라 필연적으로 생겨난다. 그러면서도 항상 발전하고 있으며 그 궁극적인 목적은 헤겔에 따르면 보편적인 자유이다(국가철학과동일). 그 내용을 요약하면 세계사는 동양에서 시작하지만 그 때는 군주 한 사람이 자유로왔고 그리이스-로마 시기에는 몇몇 사람들(귀족)만이 자유로왔으며 게르만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자유로우므로 이 때에 <자기의식>의 빛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헤겔의 종교철학에 대한 설명은 생략-거의 내용이 비슷비슷하다.>

 

간단한 문제점 지적

헤겔의 철학은 모든 것을 한가지로 원리로 설명하는 거대한 체계를 세웠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긍정되었고 모든 것이 논리가 되었다. 그리하여 비 논리적인 것이 없고 옳고 그른 것들 구분할 기준을 주지 못하였으며 과장된 관념론의 체계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따라가면 그럴 듯하고 의미가 풍부하지만 그 결론에서 얻게 되는 것은 공허한 보수주의뿐이다.

<이 밖에도 헤겔 철학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많이 있다.>

 

질문과 답변

문 : 라디오와 손전등 예는 잘못된 예이거나 이해가 안됩니다. 라디오 자체에 어떤 모순이 있나요?

답 : 라디오-손전등의 예는 그리 좋은 예는 아닙니다, 물론.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찾아낸 예입니다. 하지만 틀린 예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헤겔의 입장에서 헤겔의 변증법은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는 만능이고 특히 의식의 발전에서 기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디오에 자체 모순은 없죠. 하지만 헤겔의 입장에서 쓰는 '모순'이라는 말의 의미는 다소 다릅니다. 그것은 쉽게 말해서 '긴장관계'와 같은 것입니다. 이 의미가 마르크스에게까지 받아들여져서 '사회관계의 모순'이라는 말을 쓰죠. 말이 안된다는 뜻의 모순은 여기서 적용되지 않습니다.

라디오의 어디에 모순이 있느냐 하면, 라디오로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없다는 데에 모순이 생겨납니다. 즉 우리의 의지와 라디오 사이에 긴장관계, 혹은 불만이 생겨나는 거지요. 라디오로 어두운 밤에 불을 밝힐 수는 없을까? 왜 안되지? 이것이 헤겔의 모순입니다.

그래서 변증법에서는 항상 모든 것이 자체 모순이 나타난다고 말하지요. 이것은 모든 것이 자체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부족함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풀어서 말한 거죠.) 그래서 다시 이 '정'과 '반'을 합하여 새로운 것, 즉 더 완전한 것을 만드는 거죠. 그것이 다시 또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이고, 등등.

헤겔은, 우리의 의식의 운동과 사물의 운동, 생명체의 변화 등을 모두 한가지로 꿰뚫는 원리로서 변증법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헤겔의 입장에서는 어떤 것도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있을 수 없습니다.(그래서 동시에 아무 것도 설명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죠.)

 

문 : 헤겔이 말하는 로고스란 무엇이며 왜 변증법이 로고스입니까?

답 : 변증법은 왜 이성(로그스)냐? 여기서의 이성 역시 헤겔만의 독특한 의미를 갖는 말입니다. "모순"이라는 말처럼.

일반적으로 '이성'이라는 말을 할 때 우리는 '합리성' 혹은 더 세부적으로 말해서 '논리적으로 앞 뒤고 맞는 것'을 생각하죠. 그것은 인간의 사고능력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헤겔에게서 이성은 첫째로 신의 이성을 나타냅니다. 신의 이성은 완전하지만 우리의 세계에서는 부분적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점차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완전하게 드러나게 되죠. 부분에서 전체가 들어나는 과정, 그것을 세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변증법의 단계에 따라서 파악하게 됩니다.

헤겔의 입장에 따르면 이 세계는 신의 완전한 이성의 발현체에 불과합니다. 신이란 완전한 세계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했느냐 하면 "신은 무소부재(어디에나 있음)하고 전지전능(못하는 것이 없음)하기" 때문입니다. 어디에나 있기 위해서 신은 모든 것을 다 합친 만큼 커야 하고 전지전능하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신의 뜻이며, 혹은 신의 움직임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변증법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그 자체 이성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바람직한 것' 혹은 '발전하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자체도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퇴보하는 것보다는 발전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요? 나은 것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 그것은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과 같은 헤겔 사상의 근저에는 기독교를 이론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인간이 보는 모든 것은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헤겔의 의도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발전을 이성과 결합하고자 하는 의도와 비이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성의 끈으로 묶으려고 하는 의도도 있죠. 여기에서 우리는 서양근세 철학 일반에서 나타나는 이성 중심주의를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니체는 이것을 비판하면서 신은 죽었다라든가, 혹은 이성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동물적인 욕구 위에 근거하고 있다든가 하는 등의 비판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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