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Review:

  • 모노크롬(Shin Hae Chul & Chris Tsangrides, <<모노크롬>>
  • 원더버드, <<원더버드: The Story of A Lazy Bird >>

     

모노크롬의 음반과 원더버드의 음반에는 현상적 공통점이 있다. 두 그룹의 리더인 신해철과 신윤철이 신씨 가문의 같은 항렬이라는 점은 그냥 해보는 소리지만, 최근 영국으로 음악 유학을 갔다왔거나 현재 가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미국과 더불어 대중음악의 종주국인 그곳에서 무얼 배워 왔을까?

신해철은 그리스계 영국인 기타리스트이자 프로듀서인 크리스 상그리디와 함께 작업한 성과를 국내로 역수입해 왔다. 정통 록의 어법에서 벗어나 록과 테크노를 크로스오버한 트랙들, 앨범의 중반부에 있는 <Machine Messiah>, <Textbook Suicide>은 넥스트 초기 시절 드럼 머신과 전기 기타가 뒤섞였던 '잡탕' 사운드를 떠올리고 그래서 그리 새롭지는 않다. 반면 앨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무소유>와 <Go With The Light>는 서양인들이 '월드 뮤직'이라고 부를 국악의 사운드를 테크노 음악의 방법론으로 실험하고 있다. 이 트랙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음원들을 채집하고 잘라붙이고 뒤섞고 재배열하는 수고스러운 작업의 결과물이다. 월드 뮤직을 포함하여 각종 장르를 뒤섞는 최근의 세계적 경향을 고려할 때 그의 시도는 '글로벌'하다. 그렇지만 이 음반에서 음악적 잡종화(hybridization)는 내포적으로 집약되었다기 보다는 외연적으로 확장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음악 속에 푹 빠지게 되기보다는 뮤지션의 의도가 계속 궁금해진다(이는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방해하는 요소다). 그래서 그 이유가 최초의 시도가 감수해야 하는 곤란함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강한 음악적 개성 때문인지를 묻게 된다.

한편 '신중현 가계의 차남'인 기타리스트 신윤철이 영국에서 배워온 것은 비틀즈 이래 유규한 역사를 가진 '밴드 음악'의 전통이다. 그다지 새로울 건 없다. 삐삐롱 스타킹 출신의 멤버들(고구마, 박현준, 손경호)과 만든 원더밴드는 "꿈을 찾아서 오늘도 기타를 치는 옛날 사람"들이다. 단, '기타가 앞에서 튀는 전통'은 사양하고 있다. 현란한 기타 연주를 '구닥다리'로 간주하는 '음악 선진국'의 추세를 고려할 때, 새로운 감성을 탄탄한 연주력으로 감싸는 원더버드의 음악은 '복고적이면서도 세련되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으로 보인다. 연주력을 그토록 중시하면서도 실제로는 출중한 연주력을 갖춘 밴드가 많지 않았던 '한국 록의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이 밴드가 가지는 가치는 충분하다. 또하나 이 음반에서 특이한 것은 서사적 문장구조보다는 단어의 불연속적 배열같은 노랫말이 안겨주는 독특한 리듬감이다. 그렇지만 "가고 싶던 곳 기다렸던 날 지금 여기야 / It's The Rhythm Rock'n'Roll Day"라는 보헤미안적 외침에는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는 않는다. 밴드의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이들의 관심이 보다 '로컬(local)'해지길 바라는 주관적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들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재미있던 원더버드의 음악을 듣고 난 뒤에는 "현 단계 한국 대중음악에서 필요한 것이 'local in the global'인지 'global in the local'일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199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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