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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다음 중 퍼피가 아닌 것은? ① '자만하는, 우쭐한'이라는 뜻의 형용사 [답] ③ 이다. 피터. 폴 앤 메리의 곡은 Puffy가 아니라 Puff다. 퍼피는 아미와 유미라는 이름의 '이쁜이' 두 명으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다. 1996년의 데뷔 앨범 [Jet CD]를 통해 퍼피는 '그해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인'이 되었다. 데뷔 때부터 다국적 미디어 자이언트인 소니에서 음반을 발매했으니 이들은 처음부터 '메이저 액트'였다. 그렇다면 이들도 J pop의 국제적 스타의 반열에 들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수출용'보다는 '내수용'에 가깝다. 우선 음반을 죽 들어보자. 첫 트랙의 제목이 "스트레이 캐츠 피버(Stray Cats Fever)"이듯이 시작은 (초기) 뉴웨이브 스타일의 직선적인 로큰롤이고, 이런 '록 음악'('록 음악'이란 별 게 아니라 '로킹'한 음악이라는 뜻이다)은 조금씩 스타일이 달라지면서 2번, 3번, 5번, 6번, 9번, 14번으로 이어간다. 좀 말이 안되지만 '모던'한 느낌을 가진 복고적 스타일의 로큰롤이다. 물론 거칠고 박진감('드라이빙감')이 있을 때도 예의 그 '귀여움'은 잃지 않는다. [채널 V] 등을 통해 이들의 '스트리트 스타일'의 패션과 귀여운 외모를 본 사람이면 이 트랙들의 직설적 보컬을 듣고 마냥 기쁘고 즐거워질 것이다. 그렇지만 중간중간에는 양념처럼 어쿠스틱 기타가 부각된 곡이 여럿 들어가 있다(4번, 7번, 10번, 11번, 15번). 1집 앨범이 비틀스의 초기 음악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면, 이번 앨범은 후기 비틀스, 정확히 말하면 '화이트 앨범에서 폴 매카트니의 비틀스'에게 안녕 인사를 하는 듯하다. 물론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3번 트랙 전반부의 코러스와 트위스트 리듬이 무언가 '라틴 느낌을 준다'는 인상을 풍기더니 8번 트랙에서는 룸바 리듬 위에서 흥겹게 흥얼거리고 13번에서는 보사노바 리듬 위에서 나른하게 읊조린다. 퍼피의 음반이 독특한 것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지만 뭐라고 딱꼬집어 말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딱꼬집어 말할 부분이 더 많을 것이다. 음악적 경험이 보다 많은 표절이든, 헌정이든, 오마주든 그 대상은 대부분 팝 음악에 큰 족적을 남긴 대가들이라는 '추측'도 할 수 있다. 이런 걸 두고 키치나 패스티시 등의 용어를 동원해야 하나? 하지만 이런 음악적 현실은 이미 유행이 되어 장수하고 있지만 그렇게 평하는 일은 '유행'이 아니다. 일본의 '의식있는' 평론가들 중에는 퍼피가 여타의 아이돌 그룹처럼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실제로 퍼피의 배후의 실력자는 프로듀서 오쿠다 타미오(Okuda Tamio)이다. 왕년에 유니콘(Unicorn)이라는 밴드에 있을 때 "소녀들은 유니콘의 노래를 좋아했지만 오쿠다의 목소리와 외모를 싫어했다"는 평이 있으니 어떤 인물일지 짐작이 간다. 이번 앨범에서는 전작처럼 오쿠다의 영향이 절대적이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객원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앞서 분석한 것처럼 세 가지 음악적 스타일을 적절히 배치한 것은 그의 능력으로 보인다. 물론 음악의 맛이 너무 '달다'는 느낌은 없지 않지만. 사족: 이런 '복고 속의 첨단'. '첨단 속의 복고'는 전세계적 유행일 뿐만 아니라 '수출용 일본 팝(J pop) 음악'의 전반적 특징이다. 피치카토 파이브, 코넬리우스, 치보 마토 등등. 퍼피도 어느 정도는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아무개의 음반 몇 장만 들어본 외국의 평론가가 "한국 대중음악의 특징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면 얼마나 짜증날까. 19991027
* [웨이브(웹진)]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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