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하고
비장한 시대의 송가(頌歌)
-gruppakrovi.jpg) 끼노의 '출세작'이자 지금도 가장
인기있는 앨범이다. 특히 타이틀곡 "Gruppa Krovi(Blood Type)"는
끼노를 대표하는 곡이 되었고, 빅또르 쪼이가 주연을 맡은 라쉬드 누그마노프(Rashid
Nugmanov) 감독의 영화 [Igla(Needle)]의 메인 테마로 삽입되기도 했다(이
곡은 한대수와 윤도현에 이어 재해석되기도 했다. 물론 윤도현의 곡
중간에 "빅또르의 노래가 들린다 / 싸늘한 그의 무덤 앞에 / 더
많은 빅또르가 모여 세상을 향해 울부짖느다 / 지금도 그의 노래가 끝나지
않은 이유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나오는 나레이션은 뜬금없기
그지없다. 끼노의 곡이 '한국 록 다시부르기'에 포함된 사실도).
타이틀곡을 들어보자. 기타의 트레몰로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효과음으로 시작되어 기타 리프와 스네어 드럼의 연발 타격 뒤 베이스
라인이 받쳐주는 인트로부터 긴박감을 던진다. 씽커페이션을 담은 기타
백킹 위에서 저음의 보컬이 나오는 버스를 지나 코러스(후렴) 들어가면
불길한 코러스와 더불어 선명한 훅(hook)을 가진 외침이 인상적이다.
노래가 끝난 뒤 두 대의 기타로 엮어내는 마무리를 비롯하여 구성도
잘 짜여진 곡이다. 기타 밴드의 편성을 고수하면서 전자음향을 도입한
사운드는 끼노 사운드의 '전형'을 확립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의미를 가진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질감이 이전의 음반들과 확연히 다른데, 음반 전체의
프로듀싱에서 스튜디오 이펙트가 많이 사용되었고, 기타도 이전에는
듣기 힘들었던 굵은 톤과 긴 서스테인을 포함하는 다양한 소리를 들려준다.
긴박감은 이 곡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를 감도는 컨셉트다.
"Gruppa Krovi(Blood Type)"와 비슷한 구성으로 타이틀곡으로
했어도 괜찮았을 "V Nashikh Glazakh(In Our Eyes)"도 긴박하지만,
"Mama, Mi Vse Tiazhelo Bol'ni(Mama, We're All Crazy Now)"와
"Dal'she Deiistvovati Durem Mi (From Now We're In Charge)"처럼
'열차가 달리는 듯한' 리듬은 '가장 끼노다운 리듬'이라고 말해도 좋을
독창적인 패턴으로 이후의 작품에서도 종종 이용된다. 노이(Neu!)나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같은 독일 밴드들의 '기계같은(machinic)'
리듬과는 또다른 에너지를 가진 리듬이다. 물론 빅또르 쪼이가 이들같은
음향 실험가가 아니라 송스터(songster)지만 괜히 '활동을 더 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물론 이런 전형과는 다른 예외적
트랙들도 있다. 마지막 트랙 "Legenda(Legend)"처럼 '러시아
여성 취향(?)'의 발라드도 있고(이런 스타일은 이후 끼노의 음반에서
하나의 전형으로 굳어진다), "Prokhozhiy (Stranger)"처럼
'틴 스피릿'이 남아있거나 "Poprobui Sleti' Vmeste So Mnoi (Try
to SIng Together with Me)"같은 셔플 리듬이 쿵쿵거리는 로큰롤
넘버도 빠지지는 않았다. 레게 리듬 위에서 신시사이저와 기타의 대선율의
인트로로 시작하는 "Boshetunmai(Boshetunmai)"는 끼노의
다른 음반에서 듣기 힘든 양념 같은 곡이다.
이 앨범이 대중적인
이유는 훅(hook)이 선명하면서도 가사의 메시지에 담은 '진지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쪼이의 보컬은 바리톤보다 더낮은 베이스의 톤으로 이런
진지함을 더한다. 한 러시아 평자는 "이 앨범은 우리의 음악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았다"고 평했는데, 그게 어떤 단계일까.
그는 "용기있는 시민의 책임감(영역된 자료에 의하면 'courageous
civic responsibility')"의 단계라고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인지는
가사지를 뒤적이는 수밖에 없다. 특히 1번, 5번, 10번 트랙의 가사를.
 20010811
 수록곡
1.
Gruppa Krovi (Blood Type)
2. Zakroii Za Dveri, Ia Ukhozhi
(Close The Door After Me, I'm On My Way)
3. Voiina (War)
4. Spokoiinaia Noch (Good Night)
5. Mama, Mi Vse Tiazhelo Bol'ni (Mama, We're
All Crazy Now)
6. Boshetunmaii (Boshetunmai)
7. V Nashikh Glazakh (In Our Eyes)
8. Poprobui Speti'
Vmeste So Mnoi (Try to Sing Together with Me)
9. Prokhozhiy
(Stranger)
10. Dal'she Deiistvovati Durem Mi (From Now We're
In Charge)
11. Legenda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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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도 '록의 시대'가 있었네 (1): 빅또르
쪼이(Viktor Tsoi)
이글라=러시아판 트레인스포팅 혹은 트레인스포팅=영국판
이글라
관련 사이트
빅또르 쪼이
관련 러시아어 사이트
http://kinoman.net
http://as.stu.lipetsk.ru/~dik
http://www.music.ru
빅또르 쪼이 국내 팬 사이트
http://my.netian.com/~megathon
빅토르 쪼이를 비롯한 러시아 뮤지션을 소개하고 mp3를
제공하고 있다.
빅또르 쪼이 가사번역 사이트
http://dom.xocah.org:1919
한국어로 번역된 빅또르 쪼이의 가사를
볼 수 있고 끼노의 전곡을 감상할 수 있다.
빅또르 쪼이 다큐멘터리
http://www.crezio.com/kbsplus/videolib/video2_su_special1.htm
1995년 KBS [일요스페셜]을 통해 방영된
빅또르 쪼이 다큐멘터리의 동영상
* 웹진 [weiv]에
게재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