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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 땅고(탱고), 폴끌로레, 누에바 깐씨온그리고 록 나씨오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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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리오요(criollo)들의 음악 문화 아르헨티나의 록음악에 대해 알아보는 글이지만 오늘은 일단 쉬어가면서 아르헨티나의 문화와 음악에 대해 훑어보기로 하자. 물론 상세한 분석이 아니라 기본만 언급하고 지나갈 예정이다. 글쓰는 사람도 이 방면에 대해서는 초보를 겨우 벗은 수준이므로 너무 신뢰하지는 말아달라는 당부와 더불어... 지금은 나라가 엉망이 되어 버렸지만 아르헨티나는 아메리카 대륙의 나라들 중에서 캐나다와 더불어 '유럽'의 영향이 가장 강한 곳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 가보면 유럽 양식의 건축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유럽인계라고 생각하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스페인으로 다시 역이민을 가는 일도 흔하다. 이는 끄리오요(criollo)라는 스페인어 단어의 의미를 더듬으면서 재확인할 수 있다. 끄리오요는 프랑스의 끄레올(creole)이나 포르투갈의 끄리울루(crioulu)와 같은 어원을 같지만 뜻은 조금 다르다. 끄레올이나 끄리울루가 인종간의 잡혼(misgenation), 주로 흑인과 백인 사이의 잡혼을 통해 태어난 혼혈을 의미하는 반면 끄리오요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태어난 스페인계 백인'을 의미한다. 1810-25년 사이에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이 스페인의 식민통치로부터 독립을 달성한 것은 '스페인에서 태어난 스페인인(이른바 뻬닌술라레스(peninsulares;반도인)'으로부터 끄리오요로 권력이 이양된 것을 말한다. 이런 이야기는 '라틴 아메리카 현대사'같은 책을 뒤져보면 다 나오는 이야기다. 일단 확인해 둘 것은 중남미 대륙의 스페인어권 나라들의 문화는 브라질이나 쿠바에 비한다면 '흑인 문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다. 브라질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중동부를 차지하고 있고 쿠바는 카리브해의 망망대해에 위치한 섬나라라는 지리적 사실을 떠올리면 쉽게 수긍할 수 있다. 즉, 브라질이나 쿠바 등의 스페인-포르투갈계 식민주의자들은 노동력의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로부터 흑인을 노예로 대량수입했고, 그 결과 지금도 흑인 문화가 독자적으로 남아 있지만, 다른 남미 대륙의 나라들의 경우는 흑인 문화의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다. * 주 1) 다른 한편 중앙아메리카의 나라들이나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에 위치한 나라들의 경우 인디오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남아있는 반면, 아르헨티나나 우루과이처럼 대서양을 끼고 대륙의 남동부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인디오 문화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 이유로는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부에는 안데스 산맥이 있어서 농업을 위한 흑인 노동력이 별로 필요없었고, 지형적 영향으로 백인들도 좀처럼 정착하기 힘들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스페인계 백인과 인디오의 혼혈인 메스티소(mestizo)라든가, 스페인계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물라또(mulato)는 다른 중남미 지역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는 소수민족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 유럽으로 가는 항구가 많이 생기고 상업과 무역이 발달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백인들, 끄리오요들이 많아졌다는 점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대부분 약탈물 운송의 본거지로 악명높은 곳이었다. 실제로 '고등학교 지리부도'를 뒤져보면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주요 민족(ethnicity)은 '에스빠냐계와 이탈리아계'라고 나와 있다. 흑인, 인디오, 혼혈보다는 '라틴계 유럽의 백인'이 사회의 지배적 구성원인 셈이다. 그런데 에스빠냐계(스페인계)가 주요 구성원인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럽지만, 이탈리아계는 언제 어떻게 이곳으로 온 것일까. 이탈리아계가 대량 이주해 온 것은 20세기 초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19세기 내내 내부의 정치적 갈등 그리고 인근 나라들과의 전쟁 등으로 허비하자 나라의 통치자들은 '이 나라 민족은 가망이 없다. 유럽의 우수한 민족들을 사회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삼아야겠다'는 발상으로 적극적으로 유치한 이민 정책의 산물이다. 그래서 20세기 초 유럽으로부터 대서양을 가로질러 남미로 향하는 배에는 원 웨이 티켓을 끊은 유럽인들이 끊이지 않았다. 불행히도 통치자의 바램과는 달리 배에 승선한 유럽인들 중에는 천한 이탈리아계, 그것도 남부의 못사는 이탈리아계들이 다수를 이루었지만.  디에고스 마라도나. 체 게바라, 까를로스 가르델과 더불어 20세기 아르헨티나를 빛낸 3대 인물?
어쨌든 자신들이 '유럽인'이라고 생각하는 끄리오요에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이 더해진 결과 아르헨티나는 유럽을 옮겨놓은 듯한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우리한테 가장 익숙한 예는 축구일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아르헨티나 축구는 브라질과 달리 개인기와 공격력에 의존하기보다 조직력과 수비가 강하다. 1980년대를 풍미한 디에고 마라도나(Diego Maradona)가 나폴리 팀으로 진출하여 극진한 환대를 받고 급기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나폴리 시민들이 이탈리아 대신 아르헨티나를 응원했다는 에피소드, 그리고 최근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로 진출한 하비에르 사비올라(Xavier Sabiola)가 외국인 선수 보유규정 한도에 걸리자 '할아버지의 국적'인 이탈리아 국적을 신청했다는 뉴스도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들 중 하나다. Charly Garcia - Blues for Maradona (en vivo)  Andres Calamaro - Maradona 그 결과 지금도 아르헨티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유럽 고전음악의 전통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908년 꼴론 극장이 개관하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20세기초부터 오페라의 세계적 중심지의 하나로 부상하였다. 이 역시 이탈리아계의 이주에 따른 문화적 전이의 예일 것이다. 이런 예는 더 있다. 탱고의 거장인 아스또르 삐아솔라(Astor Piazzolla)가 이탈리아계라는 점, 아르헨티나의 대중음악이 보컬의 멜로디와 화성(코러스)을 중시한다는 점, 아르헨티나가 아트 록의 남미 최강국이자 이탈리아와 더불어 '아트 록의 강국'인 점 등등. 고전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이 글의 주제는 아니므로 생략하자. 게다가 1880년부터 반세기 동안 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부터 '대중사회'의 면모를 취하게 되었다. 당시 아르헨티나가 '당시 세계 4위의 선진국', '1인당 GNP가 독일과 비슷한 수준',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뉴욕과 더불어 대서양에서 가장 큰 항구' 등등의 평은 현재의 비참한 모습과 비교하기 위해 종종 등장하는 표현들이다. 어쨌든 레코드, 축음기, 라디오 등의 신상품이 일찍 보급되었고 이를 통해 유럽의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미국의 재즈도 일찌감치 보급되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대중음악도 탄생했다. 다름 아니라 땅고(tango)다. '땅고 아르헨티노' 혹은 '무지까 뽀르떼냐' 아르헨티나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탱고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은 브라질 음악에 대해 말하면서 삼바(samba)를 빼놓는다던가, 멕시코 음악에 대해 말하면서 마리아치(mariachi)를 제끼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이들 모두는 '국민의 피에 흐르는 것이다'는 식의 표현에 어울리는 음악들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글을 쓰는 사람이 탱고 음악에 대해 알고 있는 수준은 탱고 매니아들이 비웃을 만한 수준이고, 탱고 춤은 고개를 홱홱 돌리면서 장난 삼아 스텝을 밟아 본 게 전부다. 그래도 '기본'은 알아두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몇 가지 지적해 둘 필요가 있다. 탱고는 현재 아르헨티나의 '국민 음악'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음악으로 출발했고 이후에도 탱고의 향기는 여기에서 가장 잘 발견된다. 20세기 초 엄청난 수의 이민자가 쇄도한 결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민들 중 70%가 이민 1세대였고 그들 대부분은 이탈리아의 하층 계급 출신이었다고 한다. 세계의 대문호 호르헤 보르헤스의 부모가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가정교사를 통해 '영국식 교육'을 가르친 이유도 '비루한 이민자들이 넘쳐나는 학교에 보내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까를로스 가르델, 20세기 전반기를 풍미한 미남형(?) 가수 유럽으로부터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1세대 중에는 '불세출의 가수' 까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 그리고 '탱고를 예술로 승화시킨' 아스또르 삐아솔라(Astor Piazzola)의 부모도 포함된다. 단, 가르델은 프랑스로부터, 삐아솔라의 부모는 이탈리아로부터 이주해 왔고 곧 다시 뉴욕으로 이주하지만... 어쨌든 탱고가 '라틴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이 남아메리카의 낯선 항구에 와서 형성한 음악 문화인 것의 증거는 충분히 된다. 처음에 탱고를 '뽀르떼냐의 음악(musica portena)'이라고 부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항구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다분히 비하하는 의미가 깔려 있다. Carlos Gardel - Por Una Cabeza (tango) Carlos Gardel - Soy Una Fiera (milonga) 정확히 말하면 탱고의 탄생지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남부에 위치한 보까(Boca) 지역이다. 조선소, 도살장, 공장이 늘어서 있고 부두 노동자, 도살장의 백정, 뱃사람, 밀수꾼, '여자들'이 분주히 오가는 곳이다. 지금도 이곳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는 정어리 튀김을 안주 삼아('어, 비려...') 와인 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청중으로 삼아 탱고를 연주하는 악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있는 매음굴이 탱고의 발상지라는 사실도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간단히 말하면 포주(pimp)가 창녀와 추는 춤이 탱고의 시작이고(탱고 춤에서 남녀가 서로 껴 앉는 '자세'를 유심히 보라), 이들 포주들이 꼼빠드리또(compadrito)라 불리는 보헤미안적인 건달 문화를 형성했다는 이야기도. 탱고의 형성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다른 음악들처럼 유럽 무곡에 아프리카 리듬의 영향이 혼합되었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이 중 '유럽 무곡'은 꾸바에서 형성된 아바네라(habanera)를 매개로 전달되었고, '아프리카 리듬'이란 깐동블레(candomble)라고 불리는 남미대륙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주민들의 특유한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정리하면 19세기 초 꾸바에서 만들어진 우아한 무곡인 아바네라가 19세기 중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수입되어 나름의 변형을 거친 뒤 1860-70년 경에는 밀롱가(milonga)라는 무곡이 탄생하고, 1880년대에 밀롱가가 깐동블레의 영향을 받아 탱고가 탄생했다는 것이 지배적 설인 것이다. 밀롱가는 비장하고 어두운 탱고와 달리 2박자의 빠르고 경쾌한 무곡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또한 월츠와 비슷한 3박자의 리듬을 가진 발스(vals)라는 무곡이 있다는 점도 추가한다. 탱고의 고전인 "Bartolo", "El choclo", "El Amancer" 등은 19세기 말 - 20세기초에 작곡되었다. 그렇지만 탱고의 형식이 완성된 것은 1910년경이다. 탱고는 기타, 바이올린, 플루트, 클라리넷 등으로 연주되었지만, 1910년 경 독일에서 건너온 반도네온(bandoneon)이 도입된 이래 반도네온 둘, 바이올린 둘, 피아노 하나, 베이스 하나의 6인조가 탱고 악단의 표준적 편성이 된 것이다. 여기서 반도네온이나 바이올린이 한 대로 줄어든 편성을 취하기도 했다. 전자를 '전형적 오케스트라'라는 뜻의 오르께스뜨라 띠삐까(orquestra tipica)로 부르고, 후자를 '콤보 악단'이라는 뜻의 꼰훈또(conjunto)라고 부른다. 1차 대전을 겪으면서 탱고는 지방의 댄스음악을 넘어 국제화되기 시작했고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무도장'에서 선풍을 일으켜서 1920년대에는 서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볼룸 댄스음악으로 정착했다. "20세기 남미대륙 출신의 최고의 가수"라는 평을 듣는 까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이 출현하여 국제적 명사가 된 것도 이 무렵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와전'과 '왜곡'도 발생했다. '아르젠틴 탱고(땅고 아르헨띠노)'와 구분되는 '콘티넨털 탱고'가 그것이다. 이때 '콘티넨털'이란 유럽을 말하는데, 스포츠 댄스에서 '모던 댄스'의 하나로 분류되는 탱고가 바로 콘테넨털 탱고다. '탱고 리듬'이라고 말하는 액센트가 강하고 정형화된 리듬 패턴은 콘티넨털 탱고에서만 나오는 것이다. 정작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은 이런 탱고에 대해 '너희가 탱고를 아느냐', '서민의 애환이 없다'는 식으로 투덜댈 것이라는 사실도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일이다.* 주 2)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는 오늘날의 탱고를 생각하면 다소 격세지감이 든다. 최근의 예만 들어보아도 루이스 브라보(Luis Bravo)의 뮤지컬 [Tango Forever]나 까를로스 사우라(Carlos Saura)의 영화 [Tango]에서 보는 탱고는 대중음악이라기보다는 예술음악에 가깝다. 기돈 크레이머(Gidon Kramer)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연주 레퍼토리로 집어넣을 정도라서, 이제 아스또르 삐아솔라(Astor Piazzola)의 음반은 '클래식 코너'에 가야만 한다. 그래서 아스또르 삐아솔라를 비롯한 탱고 음악인의 예술적 업적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아르헨티나의 대중음악에 대한 그의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반면 지금도 각국의 댄스 교습 실에서 울려 퍼지고 있을 탱고는 '예술로서의 탱고'를 춤을 추기 위한 기능적인 용도로 '실용음악'으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탱고'라는 단어가 들어간 할리우드 영화들에 나오는 사운드트랙들도 몇몇 예외를 제외한다면 이런 실용음악, 이른바 무작(muzak) 이상이 아니다. 하물며 방실이가 부른 "서울 탱고"를 탱고에 포함시킨다면, 김수희의 "남포동 부루스"를 블루스에, 설운도의 "삼바의 여인"을 삼바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Astor Piazzolla - Milonga Para Tres Astor Piazzolla - Sexteto Astor Piazzolla - Adios Nonino Astor Piazzolla - Guitarrazo 만년의 아스또르 삐아솔라는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탱고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탱고는 이미 오래 전, 1955년 정도에 사라졌다. 그 이전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람들은 탱고의 옷을 입었고, 탱고를 추듯이 걸었다. 그들에게서 탱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록이나 펑크의 냄새가 더 많이 풍긴다. 요즘 탱고는 옛날 탱고의 향수에 젖은 지리한 흉내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리한 흉내'가 아닌 탱고는 없는 것일까. 주지하듯이 1960년대 이후 삐아솔라는 록 뮤지션들과 빈번히 교류했다. 그렇다면 혹시 탱고 록(tango rock)은 없는 것일까. '아르헨티나의 존 레논'이라는 찰리 가르씨아(Charly Garcia)의 정규 디스코그래피에 있는 [Tango]와 [Tango 4]라는 앨범은 도대체 어떤 음악일까. 찰리 가르씨아보다 먼저 아르헨티나 록의 탄생을 일구어 낸 알멘드라(Almendra)의 루이스 알베르또 스삐네따(Luis Alberto Spinetta)의 몇몇 음반도 '탱고 록 음반'이라고 불린다. 또한 1960년대 후반 땅기또(Tanguito) 혹은 땅고(Tango)라는 '에명'을 가진 전설적인 로커도 있고, 1972년에 요절한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Tango Feroz(Savage Tango)]는 1993년에 일대 선풍을 몰고 왔다. O.S.T. - Natural O.S.T. - Tango Feroz
O.S.T. - Tema de Tango y Pedro Invisible - Los Libros de la Buena Memoria Charly Garcia - Gramercy Park Hotel in [Tango] 하지만 이들의 음악이 우리가 알고 있는 탱고일지는 미지수다. 다른 록 뮤지션들의 곡 중에 'tango'와 'milonga'라는 단어가 들어간 곡들도 꽤 있고, 꼭 제목이 그렇지 않더라도 바이올린과 반도네온을 도입하여 탱고 같은 무드를 만든 곡들도 많다. 하지만 '록 나씨오날(rock nacional)'이라고 부르는 아르헨티나의 록음악에서 탱고와 록의 퓨전이 주류는 아닌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런 건 무슨 의미일까? 미리 말하면 김빠지므로 이건 다음으로 미루자. 그 대신 또 하나의 아르헨티나의 음악 문화에 대해 다루어야 하겠다. 가우초 문화와 폴끌로레(folclore), 그리고 누에바 깐씨온*(Nueva Cancion) 유럽에 기원을 둔 문화가 아르헨티나의 문화에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 유럽의 영향은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대서양을 끼고 있는 항구 도시에서 가장 강하고, 여기에서 출발하여 빰빠(pampa)라고 불리는 드넓은 대평원을 거쳐 남아메리카 대륙의 대간(大簡)인 안데스 산맥으로 가까이 갈수록 유럽의 영향은 줄어들거나 변형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북서부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칠레, 페루, 볼리비아의 음악 문화와 유사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달리 말해 폴끌로레(folclore)라고 불리는 민속음악의 유산이 존재하는 것이다. 폴끌로레에 대해 말하려면 역사책을 뒤져보아야 한다. 앞서 아르헨티나의 주민들 중에는 흑인뿐만 아니라 인디오나 메스띠소의 비중도 거의 없다고 말했지만 거기에는 사연이 있다. 다름 아니라 이 지역이 처음부터 아르헨티나의 안정된 영토였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1865년부터 1870년에 파라과이와 유혈 전쟁을 치렀고 그후 거의 10년에 걸쳐 내내 토착 인디오들을 '소탕'하는 대가를 치른 다음에야 아르헨티나는 빰빠를 획득한 것이다. 예상외의 거센 저항에 부닥친 아르헨티나 군대가 결정적 승기를 잡은 것은 1879년부터 1880년 사이 훌리오 로까(Julio Roca) 장군 휘하에 치른 '황야의 전쟁(War of Desert)'이었다. 이를 통해 토착 인디오들은 제거되거나 산 속으로 쫓겨났고 그 자리에서 대규모 목축과 농업이 전개되어 아르헨티나의 국부를 만들어낸 것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항구도시에 '도살장'이 많은 것은 여기서 사육된 가축을 그곳에서 '가공'하여 수출하는 국제무역의 산물이다. 그런데 그 전부터 빰빠에는 가우초(gaucho)라는 목동들이 살고 있었고, 이들은 1810년대 아르헨티나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혁혁한 공로를 쌓았다. 문제는 이들 '지방의 건달'이 독립 이후 각 지역에서 도당을 결성하여 토호(土豪)가 되고, 이들 토호들 중에는 아르헨티나 전체의 정권을 탈취하려는 인물도 생겼다는 점이다. 이들은 중앙집권적 공화제에 반대하여 연방주의(federalist)를 주장했고, 그 결과 양 세력은 1819-20년 내전까지 치렀다. 그리고 가우초 출신의 후안 마누엘 드 로사스(Jaun Manuel de Rosas)는 1927년부터 1852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하면서 반대파들을 잡아 족친 것으로 유명하다. 더 복잡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지만 아르헨티나가 현대국가로 성립하면서 가우초는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새로운 피억압자 계급으로 전락했다. 이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아르헨티나의 문학에서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는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의 "남부", "이시도르 끄루스의 전기"에도 가우초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런 작품 속에서 가우초들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묘한 경외심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그건 다름 아니라 가우초가 전통문화의 보존자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드디어 언급할 폴끌로레도 예외는 아니다. 폴끌로레는 빰빠와 안데스 지역에서 스페인의 음악문화가 인디오 문화의 영향을 받아 변형된 음악문화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고유의 악기로 만들어내는 리듬과 노래, 그리고 고유의 복장으로 추는 춤들이 폴끌로레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그 중에는 꾸에까(cueca)처럼 칠레에서 융성한 폴끌로레, 그리고 바일레씨또스(bailecitos)나 까르나발리또스(carnavalitos)처럼 볼리비아에서 융성한 폴끌로레도 포함되지만, 삼바(zamba) * 주 3) , 차까레라스(chacareras), 바구알라스(Bagualas)처럼 아르헨티나에 고유한 폴끌로레도 적지 않다. 앞서 탱고의 하나의 하위장르가 되었다고 말한 발스도 출발은 폴끌로레였다. Gustavo Leguizamo y Manuel Cast - Maturana (zamba)
Musiciens de la Pampa - Zamba de ausencia Mercedes Sosa - Zamba de la Distancia Mercedes Sosa - Chacarera del 55 Leon Gieco - Chacarera de violin Musiciens de la Pampa - Bailecitos Leon Gieco, collected by - Baguala para mi muerte 악기의 경우도 께나(quena), 시꾸스(sikus) 같은 플루트와 유사한 피리들, 기타를 의미하는 기따라(guitarra) 및 이와 유사한 아르빠(Arpa)나 차랑고(charango), 그리고 봄보(bombo)와 까하(caja) 같은 타악기들이 폴끌로레에 고유한 악기들이다. 이들 중에는 스페인 등 유럽으로부터 건너온 악기들이 '아메리카화'된 것들도 있고, 인디오의 악기들이 '끄리오요화'된 것들도 있다. 스페인의 식민통치자들은 본국으로 쫓겨나고 인디오들이 아르헨티나 국민으로 배제되었다고 해도 양자의 영향은 전통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Atahualpa Yupanqui - Viene Clareando Atahualpa Yupanqui - Trabajo, Quiero Trabajo 남미의 민속악기들. 순서대로 시꾸스(sikus), 께나(quena), 차랑고(charango), 봄보(bombo)  그렇지만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은
'에쓰노뮤지콜로지(ethnomusicology)'를 전공하는 사람에게 맡겨 두어야 할 것 같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의 민속음악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일단 아래 표와 이 표가 실린 사이트로 발길을 돌리기 바란다. 이 글의 관심은 폴끌로레의 음악적 전통이 아르헨티나의
대중음악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전통문화로 박제화되고 있는 가라는 수준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누에바 깐시온(Nueva
Cancion)이라는 음악을 아는 사람이라면 긍정적으로 답할 것이다. 아타후알빠 유빵끼(Atahualpa Yupanqui)와 메르쎄데스
소사(Mercedes Sosa)의 이름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누에바 깐시온이 네오폴끌로레(neofolclore)라고 불렸던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러면 질문이 하나 더 있다. 폴끌로레에 영향받은 대중음악이 '록음악'과 따로 놀았는가, 아니면 록음악에 결합되었는가라는 질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미국의 밥 딜런처럼 '포크 록'이란 것을 만들어 내었는지 아니면 한국처럼 '포크 따로 록 따로'의 역사가 진행되었는지 라는 점이다. 역시 본격적 설명은 다음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단지 두 가지 단편적 사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마치자. Mercedes Sosa & Friends...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아르헨티나의 밥 딜런'인 레온 히에꼬  하나는 1988년 10월 앰니스티 인터내셔널이 주최하여 세계 50개 도시를 순회한 자선공연의 폐막 장소로 선택된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에서 피터 게이브리얼(Peter Gabriel),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트레이시
채프먼(Tracy Chapman) 등 국제적 스타와 더불어 '아르헨티나의 밥 딜런'이라고 불리는 레온 히에꼬(Leon Gieco)가 8만 명의
청중 앞에 섰던 일이다. 주목할 것은 그가 '아르헨티나의 밥 딜런'이라고 불리는 것은 '(북)아메리카의 포크와 록음악을 결합시켰다'는 의미가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폴끌로레와 록 음악을 결합시켰다'는 의미다. 물론 '메시지'가 있는 가사를 담은 노래를 작곡했다는 기본적 의미도 있다.
Mercedes Sosa (feat. Leon Gieco) - Solo le Pido a Dios Leon Gieco - Solo le Pido a Dios Mercedes Sosa (feat. Charly Garcia) - Cuando Ya Me Empiece a Quedar Solo Mercedes Sosa - Rezo Por Vos in [Canta a Charly Garcia] Charly Garcia - Rezo por Vos(MTV unplugged)  Mercedes Sosa - Cerca de la Revolucion in [Canta a Charly Garcia] Charly Garcia - Cerca de la Revolucion 또 하나. 메르쎄데스 소사가 망명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와서 가진 공연의 실황 음반 [Mercedes Sosa en Argentine]을 들어 보면, 찰리 가르씨아와 레온 히에꼬가 게스트로 참여하여 자신들이 작곡한 곡을 그녀와 함께 듀엣으로 부르는 트랙이 들어 있다. 또한 소사는 1997년에는 [Canta a Charly Garcia]라는 앨범을 발표했는데. 제목 그대로 찰리 가르씨아가 작곡한 곡을 '리메이크'한 음반이다. '민중가수'이자 '월드 뮤직 디바'가 후배 록 뮤지션을 헌정하는 음반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비교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양희은이 전인권이나 강산에를 헌정하는 음반을 발표한다는 이야기일텐데 우리로서는 잘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다. 어쨌거나 '범국민적 록'이라는 뜻인 록 나씨오날(rock nacional)이 괜한 과장은 아닌 모양이다. '양키의 음악'으로 출발한 로큰롤이 처음부터 '국민적(nacional)' 음악이었을 리는 없다. 이제 그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20020331 주 1) 스페인 역시 중남미 식민지에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수입했고, 원주민(인디오)과 흑인(아프리카계) 사이의 위계를 설정하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했다. 라스 까사스(Las Casas)라는 스페인 신부의 이야기가 대표적인데, 그는 "원주민은 노예가 아니고 그들도 인간이다! 인권이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원주민을 착취하는 스페인인들(encomendero)을 '악마'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원주민의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이 신부도 아프리카계 주민은 노예라고 인정하는 어이없는 인종관을 가지고 있었다. [back] 주 2)아르헨티나 탱고와 콘티넨털 탱고의 차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인용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탱고순수주의자들이 '콘티넨털 탱고'를 경멸하는 이유를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는 문장이다. "콘티넨털 탱고는 연주 스타일도 박자가 척척 들어맞는 듯한 아르헨티나 탱고에 비해 선율적이다. 악단의 편성도 본고장 탱고가 반도네온·피아노·콘트라베이스·바이올린의 4종류의 악기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비해, 콘티넨털 탱고의 오케스트라 편성방식은 특별히 결정되어 있지 않지만, 알프레드 하우제나 말란도 악단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대체로 현악기가 중심이 된다. 무엇보다도 아르헨티나 탱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도네온은 콘티넨털 탱고의 연주에서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고, 대신 아코디언이 쓰인다. 이 반도네온과 아코디언의 차이가 각기 탱고의 음색을 상징하고 있다. 반도네온의 음색은 어둡고 무겁다. 그리고 멜로디를 연주할 뿐만 아니라 강력한 스타카토나 레가토 주법으로 아르헨티나 탱고의 독특한 리듬감을 만들어 낸다. 이에 비해 아코디언의 음색은 밝고 흘러가듯이 멜로디를 노래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사다. 콘티넨털 탱고는 지금도 노래보다는 댄스를 위한 음악으로서의 성격이 짙다. 전자는 정열적이며 거칠지만 가리워지지 않는 인간의 감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후자는 그러한 속에서 속악 적인 면을 배제하고 품위 있으면서도 정열적이며 이국 정취에 넘치는 댄스음악이 된 것이다"(1996년 [객석]에 실린 글을 http://user.chollian.net/~breeze55/ap1.htm 로부터 재인용).[back] 주 3) 아르헨티나의 'zamba'를 브라질의 'samba'와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zamba'를 잠바라고 표기하지 않은 것은 실제 발음과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samba'를 '쌈바'라고 표기하는 것이 실제 발음이나 한국인의 발음 습관에 가까울 것이다. [back]  관련 글 Carlos Gardel [The Best of Carlos Gardel]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57 Minutos con la Realidad]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20 Greatest Hits] 리뷰 - vol.4/no.7 [20020401] Invisible, [El Jardin de Los Presentes]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4]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Feroz]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리뷰 - vol.2/no.9 [20000501] Atahualpa Yupanqui, Antonio Pantoja y Su Conjunto, [Amistad]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ciones Con Fundamento]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En Argentina]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ta a Charly Garcia]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7 Anos]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De Ushuaia a la Quiaca] 리뷰 - vol.4/no.7 [20020401] Various Artists, [Argentine: Les Musiciens de la Pampa] 리뷰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아르헨티나의 음악문화에 관한 간명한 해설(영어 및 스페인어) http://www.surdelsur.com/identidad/cumusing.htm 탱고에 관한 간명한 해설(영어 및 스페인어) http://www.argentour.com/tangoi.html 폴끌로레의 악기와 춤에 관한 한 사이트(스페인어) http://www.folkloredelnorte.com.ar/instru.htm 아르헨티나 록 데이터베이스들 http://tinpan.fortunecity.com/waterloo/728/magicland/ http://rock.com.ar http://www.geocities.com/rock-argentino/ * 웹진 [weiv]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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