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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joonProfile Articl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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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아트」지 축사
<사운드 아트>의 발간 2주년을 축하합니다. 음악 전반을 다루는 전문지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서 '음향'만을 다루는 전문지가 2년간 지속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사운드 아트>의 존재 의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불행히도 저는 '음악 평론가'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음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들을 때의 감정이 음향이라는 물리적 진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제 말은 음향을 만드는 기술적 조작이 '예술적' 실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게 '싸이키델릭은 와와 페달, 디스토션은 헤비 메탈' 식으로 1:1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어떤 연관은 지니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추측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미천하지만 제가 음악을 들어본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별 게 아니라 '음악을 전업적으로 하는 사람'과 '음악을 그냥 듣는 사람' 사이의 괴리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중간에 끼어있는 존재이지요. 음악과 음향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 못하면서도 나름대로 음악을 들을 때 제가 습득한 전문 지식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사운드가 어떻든 '스타'만을 쳐다보는 보통의 음악 팬에 대해서는 한편 이해가 가면서도 짜증이 나는 걸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음악하는 사람'의 입장에 대해서도 다소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공연을 마치고 '사운드가 잘 안나왔다'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한편으로는 사운드의 속성을 제어하는 인력의 부재에 대해 안타까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지고 있는 장비와 연주되는 공간의 속성에 걸맞는 최적의 사운드가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하게 됩니다. '문화 선진국의 멋진 사운드와 비슷하게'라는 목표도 필요하겠지만 현재의 제약 하에서 최적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노하우의 개발도 절실해 보입니다. 많은 이들이 말하듯 요즘 한국의 대중음악계는 혁신적 사운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의 상황을 드러내는 사운드를 창조하여 여기 사는 이들의 문화예술적 감성을 한층 높이고 나아가 국제적으로도 존중받을 수 있는 독창적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과제에 귀 잡지가 더욱 더 공헌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1999.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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