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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온 메시지 없는 인스트루멘틀 아프로비트  뉴욕에 소재한 데스코 레코드는 올드 스쿨' 훵크/소울에 충실한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훵크와 소울의 묻혀진 음반들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레이블이다. 당연히 데스코 레이블이 '군소', '로컬' 인디 레이블인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흑인음악에 관심이 많거나, 뉴욕에 살고
있지 않은 한 이 레이블에서 발매한 음반들은 생경할 수밖에 없다. 생경한 것은 이 음반의 주인공인 댁터리스(Daktaris)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구닥다리 훵크를 추구해서 이름을 저렇게 붙였는가'라는 썰렁한 생각이 들 정도로 생경하기만 한 이름이다. 몇몇 정보를 취합하면
데스코 레이블의 '올스타 그룹'이자 소속 가수들의 백업 밴드인 소울 프로바이더스(The Soul Providers)라는 존재가 있고, 이 그룹의
멤버들과 아프리카 뮤지션들 몇 명이 추가된 프로젝트가 댁터리스다. "이 앨범은 아프로비트의 제왕, 펠라 쿠티를 추억하면서 헌정한다"는 다른
사이트에서의 소개 문구로 보아 이 음반이 '아프로비트 음반'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어떤' 아프로비트인가라는 점일 것이다.
앞의 소개 문구의 내용을 보면, 이 음반은 '트리뷰트 음반'이다. 그렇지만 펠라의 곡을 커버한 것은 마지막 트랙에 수록된 펠라의 1976년 작 "Upside Down" 한 곡 뿐이다(이 트랙은 여러 아티스트의 트리뷰트 음반인 [Afrobeat No Go Die](Shanachie, 2000)에도 수록되어 있다). 펠라의 곡들 중에서 제임스 브라운의 영향이 강했던 이 곡이 고전적 아프로비트의 어법에 충실하게 재해석되고 있어서 흥미롭다. 바리톤 색서폰의 관악기들의 '장엄한' 합주가 수놓는 "Musicawa Silt"나 씽커페이션 가득한 기타와 베이스가 춤추는 "Super Afrobeat"도 '존경의 염'을 볼 수 있는 트랙들이다. 타이틀 트랙이라고 볼 수 있는 "Daktari Walk"는 "Musicawa Silt"와 유사한 스타일이지만 플루트의 멜로디가 최면적 효과를 더해주며, 역시 플루트가 삽입된 "Give It Up, Turn It Loose"는 업템포의 그루브를 통해 훵크의 두 명인의 만남을 실현시키려는 듯하다("Give It Up..."은 제임스 브라운이 즐겨 연주했던 훵크의 고전이라고 한다). 누구인지도 파악하지도 못했지만 솜씨 좋은 드러밍도 앨범의 감상 포인트 중의 하나다. 펠라의 아프로비트와 다른 점도 많다. 리드 보컬이나 여성 코러스는커녕 보컬이 거의 없는 인스트루멘털 트랙이고, 보컬이 나오는 경우도 '효과음' 수준이다. 따라서 '메시지'를 경청할 일은 없으며, 가장 긴 트랙이 5분을 조금 넘는 수준이므로 리듬에 말려 들어갈(혹은 빠져 나갈) 일도 없다. 재즈 음반을 들을 때처럼 공력이 뛰어난 멋쟁이 흑인 뮤지션들의 연주를 음미하면서 감상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프로비트 특유의 어둡고 무겁고 뭔지 모르지만 영적인 무드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그런 점에서 왠지 프리 재즈같다는 느낌을 주는 "Voodoo Soul Stew"이 이 앨범에서 가장 흥미롭다. 댁터리스의 음악이 '컬리지 라디오 페이버릿'이었다는 말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이런 '복고풍' 음악이 힙합이나 R&B의 첨단 음향에 질리고 물린 인디 스노브(indie snob: 인디 잰체하기쟁이?)들에게는 하나의 대안인 모양이다. 한국으로 친다면 1960~70년대의 '구린' 음악을 '쿨'한 것으로 간주하는 일부의 취향과도 상통하는 게 아닌가라는 뜬금없는 상상을 하게 된다. 어쨌든 참 특이한 경험을 안겨준 음반이다.  20010125
 수록곡 1. Musicawa Silt 2. Musicawa Silt, Part 2 3. Quiet Man Is Dead Man 4. Modern Technology 5. Super Afro-Beat 6. Give It up, Turn It Loose 7. Eltsuhg Ibal Lasiti 8. Daktari Walk 9. Voodoo Soul Stew  10. Upside Down 관련
글 ([weiv]에 실린 글들)나이지리아로의 짧은 여행, 그리고 월드 뮤직에 대한 불만 Afro-beat Never Stands Still - 아프로비트의 국제화(1) Afro-beat Never Stands Still - 아프로비트의 국제화(2) Various Artists [Afrobeat... No Go Die!] 리뷰 Femi Kuti [Femi Kuti] 리뷰 Femi Kuti [Shoki Shoki] 리뷰 Femi Kuti [Fight To Win] 리뷰 관련 사이트
Desco Records 사이트 http://www.descorecords.com [Request Magazine]에서의 데스코 레이블 소개 http://www.requestmagazine.com/reviews/previous/0003/rbfunk_mid.html eMusic.com 에서의 간략한 음반 리뷰 http://emusic.com/albums/3781 * 웹진 [weiv]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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