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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의 중국적 변종을 넘어선 록의 새로운 형식의 탄생  누군가 뉴욕 센트럴 파크의 서머 스테이지에서 츠이 잰의 공연을 보고는 "마치 수호지(水湖志)에 나오는 도적떼들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물론 나쁜 뜻은 아니다. 아마도 이런 표현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이 탄생한 것은 이 음반일 것이다. 한마디로 이 음반은 1집과
2집에서 시도된 중국의 가락 및 장단과의 결합이 보다 자신감있게 시도하면서 '중국 록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한 작품이다. 물론 앨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소리는 드럼-베이스-기타에 트럼펫과 색서폰이 추가되어 만들어내는 영락없는 록 사운드다. 그렇지만 수오나, 구 젱, 따즈 등의 중국 악기는 단지 양념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록 사운드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수오나(오보에와 비슷한 중국 악기)의 소리가 스카(ska)와 비슷하게 깔짝대는 리듬과 어우러진 "飛了", 주술적인 따즈(태평소와 비슷한 피리) 소리가 훵키한 리듬과 결합된 "紅旗下的蛋", 메탈 리프와 타즈가 결혼식을 올리는 듯한 "盒字", 꿈틀거리는 베이스라인과 하드 로킹하는 기타와 구젱(가야금과 비슷한 현악기)의 뚱땅거림이 소리의 협연이 펼쳐지다가 예의 피리 소리가 다시 등장하는 "最后的抱怨", 중국 경극(京劇)에서 들을 수 있는 현악기가 그런지 톤(?)의 기타와 합체하는 "彼岸"에 이르기까지. 거기에 재즈 트럼펫 주자였다는 전력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紅旗下的蛋"에서는 색서폰이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다가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테마를 흉내내다가 새벽닭이 우는 듯한 소리로 끝난다. '혼돈을 깨고 생명의 탄생을 묘사한' 듯한 느낌은 일부의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이 곡이 중국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국제적 록 음악계에서 문제작인 것은 틀림없다. "誤會"에서도 마치 [Mo' Better Blues]의 시그널 음악풍의 테마가 중국 현악기와 어울리는 다채로운 전주에서 일렉트릭 기타가 가세하면서 더욱 현란해지고, 뒤로 갈수록 색서폰, 트럼펫 등의 관악 사운드가 비밥 재즈 스타일로 흐트러진다. 이런 탄탄한 리듬과 사운드 위에서 츠이 잰의 보컬은 때로는 랩에 가깝게 떠벌이고("飛了"), 때로는 느리지만 처절하게 울부짖고("寬容"), 때로는 팔세토 샤우팅까지 외쳐대고("最后的抱怨"), '다함께~''를 외치듯이 합창한다("彼岸"). 가사의 메시지를 모르더라도 '관용'을 거쳐 '마지막 불평'을 내뱉고 '피안'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에서 '대인의 풍모'를 느끼기는 어렵지 않다. "北京故事"에서 거리의 소음을 샘플링해 삽입하고, "彼岸"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오버더빙하여 만들어낸 사운드도 '중국 록은 후진적이겠지'라는 통념을 여지없이 부순다. 말하자면 이 음반은 '록 음악의 중국적 변종'이나 '월드 뮤직에 록을 섞은 것' 수준이 아니라 '록의 중국적 형태'이거나 록이 아닌 어떤 것이다. 
20020225 * 여기서 설명한 악기 이름은 정확하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더 찾아보고 공부한 뒤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수록곡 1. 飛了(Flown) 2. 寬容(Forgive) 3. 紅旗下的蛋 (Balls Under The Red Flag)  4. 盒字(Box) 5. 北京故事(Beijing Story) 6. 最后的抱怨(The Last Complaint) 7. 誤會(Misunderstand) 8. 彼岸(The Distant Coast)
츠이 잰(崔健)잰과의 인터뷰: "나는 다음 세대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을 뿐입니다" * 웹진 [weiv]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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