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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트 문화와 록 음악 2 책소개 (Introduction) 서문(Preface) 이 책은 얼트 문화와 록 음악 1 의 후속편이고, 같은 제목 아래 2권으로 출판된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2권의 구성을 보고 1권에 예고된 차례의 적지 않은 변경 때문에 의아해 할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1권의 서문에서 약속했던 4부 '한국에서의 얼터너티브'가 누락되었다는 점이 여간 찜찜하지 않다. 내부 토론 결과 우리 나라의 상황에 대한 고찰은 한정된 분량에 담기에는 벅찰 뿐더러 책의 전반적 방향과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해 실질적으로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정작 중요한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비겁함'은 결론을 대신하는 글에서의 서술 정도로 만회될 것 같지 않다. 뻔뻔스럽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또 한 가지, 본래 예정에 없던 영국의 상황에 대한 고찰에 한 부를 할애했다. 이는 분명 1권의 내용이 미국 상황에 대한 서술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그렇지만 단지 '눈치' 때문만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의 대중 음악 상황을 고찰하는 과정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던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는 필요 아래 '복습'한 것이다. 수정된 결과는 차례를 보면 알 수 있다. 3부는 1980년대 영국의 인디 팝 / 록 씬을 장르별로 다루었고, 4부는 '얼터너티브 록' 이후의 대중 음악의 상황을 검토하였다. 좀더 덧붙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3부에서 X장과 XI장은 펑크 이후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뉴 로맨틱스의 탄생에 이르는 시기(대략 1977 83년)의 오버그라운드(≒ 주류)와 언더그라운드(≒ 얼터너티브)의 흐름을 각각 개괄하였다. I장이 팝 음악의 역사에서 '아래로부터의 반항'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는 록 음악의 '적자適者들'의 계열을 추적한 것이라면, X장은 이와 대칭적으로 록 음악에서는 저주받은 '서자庶子들'이지만 팝 음악의 영토에 무시 못할 영향을 남긴 계열을 추적하고자 했다. 반면 XI장에서는 펑크와 더불어 '록 음악을 부정하는' 길을 걸었던 언더그라운드의 실험들을 고찰하면서 일반적 용어법을 따라 그 흐름들에 인더스트리얼, 고딕, 앰비언트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다. XII장부터 XIV장까지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등장한 인디 음악의 대표적인 세 계열들을 각각 소개해 보았다. 모더니즘, 로맨티시즘, 아방가르드라는 문학(혹은 시각 예술) 장르를 동원한 설명이 어느 정도 성공적인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문제다. 4부는 2, 3부와 시기를 달리하여 1990년대 록 음악(및 팝 음악 일반)의 동향을 다루었다. XV장과 XVI장은 3부에 이어 1990년대 초반과 중반의 영국 팝 음악의 상황을 고찰했고, XVII장과 XVIII장은 1권의 1, 2부에 이어 그런지 이후의 미국 록 음악의 동향을 짚어 보았다. 마지막 장인 XIX장은 그런지 폭발 시기에 그와 동행했던 '여성 록 women in rock'에 관한 서술이다. 이 장 역시 소재의 특성상 X장과 마찬가지로 1990년대 이후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역사적 계열을 훑어보는 산만한 작업의 산물이다. 대중 음악에서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서술은 이 장에 집중되어 있기는 해도 다른 장들에도 흩어져 있다는 사실도 미리 일러 둔다. 이러한 소재와 구성의 변경은 관점의 미묘한 변화를 수반해야 했다. 물론 2권의 내용은 1권에서 전개된 논의의 연장이지만, 대상을 달리하여 동일한 논의를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1권의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는 본래 여러 권의 책을 낼 계획은 아니었다. 변화란 '변함 없는' 진리인 듯하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우리의 생각은 적잖은 변화를 보였다. 그리고 아마도 얼트 문화와 록 음악 이라는 제목의 책은 한 권이 더 나와야 잠정적으로 완결될 듯하다. 이제는 퍽 오래 된 이야기 같지만 1권을 쓴 이후, 아니 쓰는 도중부터 우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팝 음악계의 변화 무쌍한 현실에 직면하여 방황해야 했다. 얼터너티브 음악의 '본류'라고 생각했던 그런지가 내파된 이후, 그 빈 자리에 대중 음악의 여러 장르들이 백가 쟁명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에 대두한 현상 가운데 하나는 팝이라는 용어가 확고하게 복권된 점이다. 뒷얘기지만 우리는 1권의 부제를 Never Mind Alternative, It's Just Rock 'n' Roll 로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제 2권의 부제는 Never Mind 'Alternative Rock,' It's Just Another Pop Music 으로 달아야 할 듯하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록과 팝 사이에는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 대부분의 록 팬들은 '팝'이라는 용어를 경멸적인 의미로 사용한다. 우리도 역시 1권에서 얼터너티브 음악이 고전적 록을 넘어선다고 주장하면서도 여전히 '록 음악'이라고 간주했다. 또 비판적 시선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지만 얼터너티브라는 용어를 마치 음악 장르처럼 사용했다. 음악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성가신 일이며 때로 불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얼터너티브 음악이든 모던 록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그저 사람들이 부르는 대로 놓아 두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팝이라는 용어를 '새로운' 뜻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름이 무엇이든 우리는 1980년대 이후 탄생한 모든 대중 음악의 새로운 조류들을 록 음악의 특수한 역사가 아니라 팝 음악의 일반적 역사 속에 위치지으려 한다. 이런 변화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듯하다. 록에 대해 시끄럽게 떠들더니 왜 갑자기 꼬리를 빼느냐는 핀잔도 예상된다. 그런데도 왜 굳이 오해를 무릅쓰려는 것일까? 왜 얼트 문화를 말하면서 '팝' 음악이라는 용어를 붙이는가? 얼트 문화는 그저 '팝' 문화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말인가? 이 점에 대한 설명은 서론을 참고하기 바란다. 또 우리의 주관적 정황을 늘어놓는 일도 구차스러워 보인다. 여기서는 우리에게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감사가 최선인 듯하다. 1권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 대부분이 2권의 작업에도 변함 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통신 동호회로 변환된 alt.virus(및 인근 동호회 B-side)의 많은 회원들의 성원으로 우리는 피곤을 잊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사회 과학 연구소에서 일상적으로 얼굴을 부딪혔던 후배 및 동료 회원들, 특히 오랫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책의 내용과 관련된 여러 주제들에 관해 새로운 자극을 던져 주었던 박태호('예명' 이진경), 구하기 힘든 음반 및 사진 자료를 구해 준 평론가 성문영, alt.virus 회원이 아니면서도 소중한 글을 써 준 B-side 의 이형근에게 이 자리를 빌려 특별한 감사의 변을 전한다. 그리고 이런 시간에는 나의 사랑 현주와 지원의 고마움에 대해 잠시 감상에 젖어도 좋을 듯하다. 신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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