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Why America Will Go To Hell

 Poland 2001

펀더멘털의 폴란드 공연 장면

 

  •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3): 정치 선동 그리고  파란 눈의 아시안들

Fun^da^Mental(ism)

아파치 인디언이 인도에 금의환향했던 1993년 여름 인도/파키스탄계 멤버로 구성된 또하나의 뮤지션들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방문의 기본 목적은 이들의 싱글 "Countryman"의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기 위한 것이었다. 뮤직 비디오는 한 명의 아시아인이 '약속의 땅'으로 이민을 갔다가 열악한 주거환경, 인종차별, 실업 등에 시달리다가 마지막에는 고난을 딛고 일어선다는 내러티브를 가진 것이었다. 누가 보아도 이들이 '정치적 근본주의자'임을 알 수 있는 영상이다. 이런 태도는 싱글의 뒷면(B-Side)에 수록된 "Tribal Revoltion"에서 재확인되는데, 이들은 "돌 드럼이 구르는 소리와 함께(to the roll of dhol)" 킹스턴부터 브릭스턴까지, 봄베이부터 로스앤젤리스까지 '흑인 혁명(Black Revoltion)'을 이루자고 선동하고 있다.

그룹의 이름은 펀더멘털(Fun^da^mental)이다. 문자 그대로 '이슬람 근본주의'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그룹이다. 리더인 아키 나와즈(Aki Nawaz)는 프로파간디(Propa-Ghandi)라는 예명을 가지고 있는데 유심히 읽으면 선전이라는 뜻의 'propaganda'라는 단어와 마하트마 간디의 이름 'Ghandi'를 합성한 것을 알 수 있다(주의:  펑크 밴드 Propagandhi와 발음은 비슷한데 스펠링이 다르니 혼동하지 말라). 나와즈는 1980년대 초 하크 퀘리시(Haq Quereshi)라는 이름으로 고딕 펑크 밴드 서던 데쓰 컬트(Southern Death Cult)에서 드럼을 연주하기도 했다. 1984년 밴드가 해체되면서 나와즈는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1990년 뉴욕을 방문하여 해답을 찾았다. 그는 "브롱스의 심장부에서의 정치적 억압과 런던 거리에서의 억압이 동렬에 있다"고 결론짓고, 이듬해 고향인 브래드포드(Bradfor)로 돌아와 펀더멘털을 결성했다.

펀더멘털의 핵심은 서인도제도 출신 DJ인 데이브 워츠(Dave "Impi-D" Watts), 약칭 'D'였다. 여기에 파키스탄계 랩퍼인 골드핑거(Goldfinger)와 랠러먼(Lallaman)을 앞세워 하드코어 랩 그룹의 라인업을 만들었다. 펀더멘털은 프로퍼간디가 공동설립자로 있는 네이션 레코드(Nation Records)를 통해 "Righteous Preacher", "Wrath of a Black Man" "Ghandi's Revnege" 등의 싱글을 발표하면서 경력을 시작했고 멀티미디어 공연을 통해 팬들을 확보해 나갔다.

그렇지만 파키스탄을 다녀온 후 그룹은 분열되었다. 프로파간디는 "파키스탄의 빈민들과 똑같은 수준에서 살아야 한다"는 신조 하에 멤버들이 고급 호텔에 머무르는 것을 금지했다. 마치 '체험, 삶의 현장'같은 강행군 동안 멤버들은 더위, 벌레, 복통으로 녹초가 되었고, 결국 논쟁이 발생했다. 결국 '파키스탄의 인민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프로파간디와 '영국에서의 인종차별 반대에 주력해야 한다'는 두 랩퍼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고, 곧 두 랩퍼는 탈퇴하여 별도의 그룹을 만들었다. 이후 펀더멘털은 프로파간디와 D를 주축으로 하고 여러 게스트를 초대하여 레코딩과 공연을 수행하게 되었다.
  
1994년에 발표된 정규 데뷔 앨범 [Seize the Time]는 [Melody Maker]로부터 "(퍼블릭 에니미의) [Fear of a Black Planet] 이후 가장 선동적 앨범"이라는 평을 들었다. 예상할 수 있듯 이 앨범의 사운드는 스크래치음이 난무하는 무거운 힙합 비트에 기초하고 사람의 말소리를 포함한 다양한 샘플을 사용한 '사운드 콜라쥬'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여덟 명의 작사가와 다섯 명의 랩퍼를 초빙하여 정치적 메시지가 가득한 과격한 랩을 구사하고 있다. 물론 샘플들 중에는 인도의 고전음악과 영화음악이 많이 사용되어 이들의 출신 성분을 판별하게 해주고 있다.

앨범에서 펀더멘털은 인종주의, 매스 미디어, 국제금융 등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으면서, "어머니 인디아(Mother India)"를 찬양한다. 이때의 인디아란 힌두교의 평화주의나 여타 신비주의가 아니라 이슬람의 교의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인도와 남아시아를 넘는 정치적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앨범 중에 미국의 흑인 급진운동단체 NOI(Nation of Islam)의 지도자 루이스 패러한(Louis Farrakhan)의 메시지가 삽입되는 점, 그리고 영국에 망명 중인 이란계 '반체제' 시인 살만 루시디(Salman Rushdie)에 대한 이란의 입장을 지지하는 점도 이들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해 준다. 물론 공연에서 팔레스타인 게릴라 스타일의 카피아(kafia)를 머리에 두르고 나오는 것이 가장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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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목차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1): 타블라를 두드리면서 춤추는 '영국인'들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2): 방그라, 드럼 머신과 레게를 만나다.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3): 정치 선동 그리고 파란 눈의 아시안들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4): 대서양을 건너간 아시안 비트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5): 아시아 대륙으로 돌아온 아시안 비트

관련 글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1): 타블라를 두드리면서 춤추는 '영국인'들

아시아를 벗어난 '아시안 비트' (2): 방그라, 드럼 머신과 레게를 만나다.

Transglobal Underground, [Rejoice, Rejoice] 리뷰

Asian Dub Foundation, [Rafi's Revenge] 리뷰

Asian Dub Foundation, [Community Music]리뷰

 

관련 사이트

펀더멘털 공식 홈페이지
http://www.fun-da-mental.com/

아시안 덥 파운데이션 공식 홈페이지
http://www.asiandubfoundation.com

트랜스글로벌 언더그라운드 홈페이지
http://www.t-g-u.com/

루프 구루 홈페이지
http://www.loopguru.demon.co.uk/

무슬림거즈 홈페이지
http://pretentious.net/Muslimgauze/

 

* 웹진 [weiv]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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