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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비트가 더욱 아프리카화(化)되다  펠라 쿠티의 음악을 감상하는 가장 '나쁜' 방법은 음악의 형식이나 구조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재즈나 아트록의 경우
비교대상이라도 풍부한 편이지만 아프로비트라는 장르는 당시 펠라 쿠티말고는 비교대상조차 없으므로 더욱 그렇다. 어쨌든 15분 30여초에 이르는
"Yellow Fever"를 물리적으로 시간을 측정해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앞의 8분과 뒤의 3분은 인스트루멘털하다. 중간의 4분여 정도가
'노래'에 해당하는 셈이다. 앞의 부분만 세분해서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자. 처음 16초 동안은 기타와 베이스가 슬며시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인트로를 장식한다. 이어 일렉트릭 오르간이 등장하여 사운드가 두터워지고 1분 37초 되면 금관악기가 듀엣으로 이 곡의 메인 테마쯤 되는 라인을
연주한다. 2분 15초쯤 되면 "아..."하는 펠라의 목소리와 더불어 예의 그 전능한 색서폰이 울어예기 시작한다. 한참을 즐긴 다음 4분
10초가 되면 메인 테마가 약간 변주되어 다시 연주되더니 이내 즉흥 솔로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5분 20초쯤 되면 가늘고 예쁜 톤의 금관악기가
등장하고 솔로가 끝나면 째지는 톤의 금관악기가 등장하여 주거니 받거니 반복하고 색서폰도 다시 등장하여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이 모든 향연이
끝난 뒤 펠라의 계시가 등장한다. 기타와 베이스가 그때까지 비슷한 반복구를 시종일관 연주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으면 그들의 끈기에 탄복함과
더불어 드라마틱한 진행의 기저에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반복이 있다는 진리를 얻게 된다. 이런 음반을 음반으로만 듣는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촌스러운 표현이지만 '리듬에 몸을 맡기고' 마치 주술에라도 빠진 듯한 이색적 경험을 하는 것이 제격이라는 뜻이다. 이런 느낌은 "Na Poi"를 들으면서 더욱 강력해진다. 처음에 "Like This", "Like That"이라고 후창해 달라는 언급까지 레코딩되어 있는 트랙은 동요 멜로디같은 오르간 리프 몇 마디 이후 강력한 합주가 터지고 콩가 드럼 소리도 앞 트랙보다 더 강력하다. 보다 원초적이고 '원색적'인 느낌이 강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 곡은 본래 1972년에 발표된 곡이었지만 성적 암시가 강하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지금 듣는다면 펠라의 음악이 보다 '아프리카화'되는 징후를 볼 수 있는 텍스트다. 그런데 " Na Poi"의 뜻은 그렇다치고 "Yellow Fever"란 무슨 뜻인가. 음반 표지에 골상은 '아프리카 흑인'이지만 피부색은 검지 않은 여인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게 힌트다. 이들의 피부는 갈색이 아니라 황색에 가깝다. '황색 열병'이란 피부색을 옅게 하려는 당시 아프리카 나라들에서의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유행일 말한다. 왜 '화이트 피버'가 아니고 '옐로 피버'인지는 황인종이라는 범주에 속할 사람으로서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건 지금 할 성질의 말은 아닌 것 같다.  20020114 * 1971년 발표된 "Na Poi"는 방송금지곡이 되어서 1976년 음반인 [Yellow Fever]에는 일부만 수록되었다. 재발매된 CD에는 본래의 레코딩이 추가로 수록되어 "Na Poi"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버전을 들을 수 있다.  수록곡 1. Yellow Fever  2. Na Poi 3. Na Poi (Part 1&2) 4. You No Go Die... Unless
* 웹진 [weiv]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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