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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의 펠라 사운드의 결정판  펠라 쿠티는 앰니스티 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의 구명 운동이 전개되는 등 국내외의 노력에 힘입어
1986년에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 뒤 발표된 그의 작품은 펠라의 이전 작품을 좋아하던 사람 중에서도 '지루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길다'. [Teacher Don't Teach Me Nonsense](1987)과 [ODOO(Overtake Don Overtake
Overtake)](1989)의 경우는 비닐 LP 한 면에 평균 30분을 차지하는 하나의 트랙만을 싣고 있다. 이 앨범 역시도 한 면에는
22분, 뒷 면에는 28분이 넘는 트랙이 하나씩 수록되어 있다. 가사의 메시지나 앨범 타이틀을 모른 채 음악을 들으면 이전처럼 무자비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차분한 편이다. 템포도 빠르지 않고 보컬도 들떠 있지 않다. 리듬의 그루브도 발을 쿵쾅거리는 반응보다는 가볍게 상체를 흔드는 반응으로 충분하다. 리듬 패턴이 단순하다는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키보드 라인이 삽입되어 전체적 색깔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Just Like That"의 후반부에서 키보드가 솔로를 연주할 때는 영롱하다는 단어까지 떠오른다. "Just Like That"에는 합창만 있을 뿐 펠라의 설교가 없고, "Beasts Of No Nation"에서의 설교도 '가열차게 싸우자'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렇게 된 이유를 훑어보자'는 식에 치우쳐 있다. 즉, 선동보다는 교육에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의지를 엿보이는 듯하다. 물론 차분한 분위기에서 벗어날 때도 있다. 특히 국제문제에 대해 일장훈시를 하다가 "짐승들이 우리의 인권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Animals wan dash our human rights)"는 가사를 보면 펠라의 '불굴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앨범 커버를 보면 로널드 레이건과 매거릿 쌔처 그리고 보타(P.W.Botha: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악명높은 전(前) 대통령)이 변형되어 그려져 있다. 머리에는 뿔이 달려 있고 입에서는 피가 뚝뚝 흐르고 있다. 이제는 '나이지리아의 부패한 정부'만이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의 프로듀싱을 전작 [Teacher Don't Teach Me Nonsense]에 이어 왈리 바다루(Wally Badarou)가 맡은 것은 적절해 보인다. 브넹(Benin: 나이지리아 인근의 나라) 출신의 부모 밑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자라고 영국으로 건너가 연주인이자 프로듀서로 자리잡은 그가 프로듀서를 맡은 것은 아프로비트가 '나이지리아의 음악'이 아니라 '범아프리카적 음악'이 되어 국제적 응답을 얻어야 한다는 의지의 산물로 보인다. 물론 이에 대한 팝 음악의 제국의 반응은 '월드 뮤직'이라는 게토에 집어넣는 것이었지만.  20020114 * 이 앨범은 본래 섀너치(Shanachie) 레이블에서 발매되었고, 2001년 [Beasts Of No Nation/O.D.O.O.]라는 타이틀로 MCA/Universal에서 재발매되었다. * 왈리 바다루가 제작한 작품 중에는 M의 히트곡 "Pop Music"과 영화 [거미 여인의 키스]의 사운드트랙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그 외에도 허비 행콕(Herbie Hancock), 조 코커(Cocker), 그레이스 존스(Grace Jones), 블랙 우후루(Black Uhuru) 등이 그와 함께 작업한 아티스트들이다.
* 웹진 [weiv]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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