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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비트, 1970년대를 마감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김이 빠지는 수가 있지만 이 재발매 CD는 두 음반의 합본이다. 트랙이 모두 2개밖에 되지 않으므로 두
음반은 모두 하나의 트랙인 셈이다. 펠라의 음악을 비닐 LP로 발매할 경우 Side A와 Side B에 각각 Part 1과 Part 2로
수록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번째 트랙 "Authority Stealing"이 그런 경우에 속한다. 물론 CD에는 이런 분할이 없이 매스터
테이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첫 트랙 "V.I.P."는 1979년 베를린 재즈 페스티벌에서의 라이브 연주를 레코딩한 것이고,
[Authority Stealing]은 1980년 초에 발표되었으므로 이 작품은 '1979년 경의 펠라 쿠티'에 대한 기록이라는 가치를 갖는다.
펠라의 바이오그래피를 뒤져 보면 이때가 군사정부의 탄압으로 펠라가 가장 곤욕을 겪은 뒤이고 그래서 공연 활동이나 음반 발매조차 자유롭지 않았던
시점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V.I.P."는 처음 약 6분 간 독일인 사회자의 독일어 소개, 밴드 멤버 한 명의 영어 인사말, 그리고 펠라 쿠티 자신의 멘트로 시작한다. 다른 경우 같으면 "음악은 안 나오고 말이 왜 이렇게 길어"라는 불평이 나올 만한 대목이지만 펠라의 어눌한 듯하면서도 강력한 에너지를 담은 인사말을 듣다 보면 음악만 들어가지고는 느낄 수 없는 그의 퍼스낼리티를 느낄 수 있다. 펠라의 멘트는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카리스마 가득한데, 특히 "당신이 아프리카에 관해 얻는 정보들의 99.99%은 그릇된 것이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무언가 섬뜩한 느낌까지 받게 된다. 이를 포함해서 '자기들이 여기에 왜 와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V.I.P.가 "very Imporatant personality"가 아니라 "vagabonds in power"라고 말하면서 연주에 들어간다.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의 부패와 무능과 탄압을 꼬집는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연주는 1970년대 '펠라 쿠티와 아프리카 세븐티'의 음악의 전형이지만 현장감이 더해진 드문 트랙이므로 또다른 맛을 안겨준다. 물론 1999년에 이 곡만 실린 CD를 구매하기는 망설여지겠지만 합본된 음반으로 듣는다면 만족스러운 편이다. 두 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Authority Stealing]은 '1970년대의 펠라'와는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도 템포가 느려지고 곡의 연주 길이가 20분을 초과할 정도로 길다. 물론 '당국의 도적행위'에 대한 고발은 여전하지만, 보컬이 나오는 부분이 10분에 달할 정도로 '말'이 많아졌다. 연주의 시작을 피아노로 시작하는 점이나 중간에 기타 솔로가 오랫 동안 나오는 것도 이전의 트랙과 비교해 볼 때 달라진 점인데, 이로 인해 '나른한' 분위기라고 느껴질 때조차 있다. 힘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주지만 무언가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점이 '오히려 슬픈 느낌을 준다'는 것은 일반적 감상자들에게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겠지만 펠라 쿠티의 팬들은 동의할지 모른다. 결과적으로 이 앨범은 '아프리카 세븐티' 시절을 결산하는 앨범으로서의 의미는 충분하다. 물론 그 결산은 밴드의 해체를 말하는데, 그 원인은 드러머 토니 알렌(Tony Allen) 등이 '펠라가 돈을 빼돌렸다'는 이유로 탈퇴한 것이다. 펠라는 이 돈을 자신의 정당 MOP(Movement of People)을 결성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중론인데, 아무리 명분이 훌륭한 일이라도 뮤지션 사이의 돈의 분배는 언제 어디서나 마찰의 소지를 만드는 것 같다(사족: 펠라는 자신의 새로운 밴드를 이집트 에이티(Egypt 80)라고 이름붙인다.  20020114
 수록곡 1. V.I.P. (Part 1&2)  2. Authority Stealing (Part 1&2)
* 웹진 [weiv]에 게재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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